전화벨이 울렸다 요즘 날씨가 초여름 기온을 보이면서 더운지라 어떤 때는 모든 것이 다 귀찮다 잠시 잔잔한 단잠에 빠지듯 혼자만의 시간 속으로 깊이 빠져들어 자신을 엿보고 싶은 마음을 잠깐 내려놓고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깊은 생각으로 빠져 있던 터라 늘 그렇듯 내 목소리는 잔뜩 가라앉아 무겁게 들렸다 "응! 나야! 오늘 만났으면 좋겠는데 시간 좀 있어." 친구였다 "물론이지. 언제 어디에서 만날까?" 친구는 다짜고짜 거기에서 오후 1시에 만나자는 말을 남긴 채 전화를 끊었다 나는 고민에 빠졌다 거기, 거기라 어디를 두고 말하는 것인지 전혀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 동안 그럴만한 장소를 떠올려 보려 애를 썼지만 알 수가 없었다 안 되겠다 싶은 마음으로 친구에게 전화했으나 신호만 을러댈 뿐 연락이 되지 않았다 보통 난감한 일이 아니었다 결국 나는 귀신도 모르는 거기라는 장소를 어떻게 해서든 떠올려야 했다 시간은 자꾸 가고 집히는 곳은 없고 기약 없는 마음만 답답했다 고문도 이런 고문이 다 있을까. 다시 전화를 들었다 그래도 신호만 울어댈 뿐이었다 지금까지 이런 일은 한 번도 없었는데 무슨 큰일이 생긴 것은 아닐까? 긴장이 조여왔다 그동안 그 친구와 어디를 주로 많이 갔었는지에 초점을 맞추어 생각한 결과 은행동 으능정이 거리에 있는 춘천 닭갈비 집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과연 만날 수 있을지 비켜가는 인연의 장난일지 모르지만 일단 나가보기로 마음먹고 시간 맞춰 나갔다 아니 이런 나도 깜짝 놀랐다 그 친구의 모습이 한눈에 확연하게 들어왔다 나는 그 친구를 향해 손을 흔들었고 그 친구는 나를 바라보았다 전보다 사람이 많이 야위어 보이는 것이 그동안 사는 것이 사는 것 같지 않았으리라 짐작하게 했다 우리는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앉았다 내가 먼저 인사를 건넸다 "오랜만이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 아까 두 번씩이나 전화해도 안 받던데 무슨 일 있는 게 아니야." 친구는 아무 말이 없었다 다만 창밖을 내다볼 뿐이었다 나도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친구가 입을 열었다 "어떡하면 좋겠냐 이번에 사업 한 번 해보겠다고 크게 일 벌였다가 돈만 다 날렸어 사는 게 뭔지 나는 왜 이렇게 하는 것마다 안 되는지 죽고 싶다" 진짜 사는 게 뭘까! 왜 이렇게 산다는 것이 힘들까? 어려운 경제 속에서 신음하며 살아가고 있는 많은 사람을 생각하노라면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로댕의 시대 생각하는 사람은 무엇을 고민하고 있었을까? 혹여 이 시대를 생각하고 만든 작품은 아닐까? 나는 오늘날 질문하는 사람으로 남겨지고 있다 이러다 정말 이러다 모든 사람은 희망을 잃는 불법을 당하지 않을까 절망이 구체화 되어 실현하는 현실이 되지 않을까? 염려하며 잠에서 깨어 근신하며 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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