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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상처 난 우정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9848 등록일: 2011-05-04
상처 난 우정
 海 月 정선규

바람이 불던 하늘에
구름이 부딪힌 멍으로 만신 창이 되어
검게 탄 잔재로 시야가 좁아지던 오후
형님의 마음은 붉은 숯처럼 달아올랐다

유난히도 가늘게 구성된 형님의 잔정이
오늘은 굵게 빗발치는 통곡의 벽을 흘러
우수수 쏟아지는 깨알처럼 수없이
되새김질하는 백 팔 번뇌 고스란히 알리고 있다

흐르는 구름처럼 비 오는 날이면
꼭 만나는 친구 천둥소리처럼
흘러가는 부딪힌 인연으로 잡아 친구로 맺었건만
술 주정이 사공 된 돛배만 남아있다

장대비가 쉼 없이 울컥 솟아나고
집앞의 쓰레기조차 홀로 남기지 않은 채
머리 잡고 다리 잡아당겨 집요한 줄다리기
벌이다 데려간다

땅은 숨만 쉬고 있을 뿐이고
꽃은 피고 질 뿐이며 사람은 사는 것뿐인데
삶은 왜 너와 나로 등 돌려 살게 하는지
저울질하는 삶의 무게가 너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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