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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관

 
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낙엽 밟으며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9613 등록일: 2011-05-01
낙엽 밟으며
 海 月 정선규

보문산 가을 자락 등산로
나무 아래 어설프게 스스로
어둠을 표방하고 나선 그림자

얼마나 털털한지
온 동네 나무의 배설물이
금방 떨어질 듯한 고물소리로 운다

가파른 언덕길 차오르는
숨 골라 앉아 있으니 푹신하게
방방 뜨는 방석 느낌이다

바람에 실리는 낙엽소리
신발바닥 스스럼없이 닦아내는
바스락임이 깃든 낙엽소리

한 발이 들려 내릴 때면
쉰 목소리 중년의 중후한 대화로
가을 동화 나누는 산책 길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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