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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커피 한 잔 마시며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9960 등록일: 2011-04-28
커피 한 잔 마시며
 海 月 정선규

짙은 물 안개 넘어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생각이
담배 한 개비 물어다 주고
하얀 씨름은 꿈틀꿈틀 요동한다

돌돌 실개천 감아 돌아
툴툴대어 나가는 시냇물 소리가
내지른 메아리처럼 벗어져
힘든 삶을 얼래고 달래어 가고 있다

아무리 인생이 큰 산일지라도
최선 앞에서는 낮아지고 까무러치는
하늘의 법칙으로 나오겠지 했건만
바람 잘 날 없는 나무처럼 흔들리기 일쑤다

그래 금방은 아니더라도
그 언젠가 내 가는 길가에 말없이
피어오를 행복 그리움 잃지 않고
기다리는 마음 바치고 있으면

초콜릿 한 상자 다 빼먹듯
오늘 한 개 또 내일 한 개
그렇게 나도 모르는 도둑처럼
행복은 날 도둑질해 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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