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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360원의 부가가치세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9511 등록일: 2011-04-27
360원의 부가가치세

비 내리는 날이면
왜 그런지 저녁은 젖은 탓인지 싸늘한 바람이 불면서
어슴푸레 이 어둠이 조여들면서 분위기는 고즈넉하게
무르익는데 형님은 바람이 들었는지 내 집을 다 찾아오셨습니다
"형님 어서 들어오세요."
나는 형님께 반가운 인사를 건네자
형님은 의연한 모습으로
"오늘 비가 내려서 그런가 날이 퍽 차네"
운을 떼시며 방으로 들어오셨습니다
"형님 오늘 낮에 집에 안 계시던데 어디 다녀오셨어요?"
물었습니다
형님은 양반다리를 하고 앉으시는데
이미 얼굴에는 미소가 번지고 있었습니다
"형님 무슨 좋은 일 있으신가 보네요
어디 숨겨놓은 여자라도 있으세요"
"이 사람아! 그런 일이 있으면 벌써 온 동네 소문났지
조용하겠나? 안 그런가?"
나는 아무 말 없이 웃었습니다
형님의 넉살이 좋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정말 여자가 생겼다면 어디 소문이나 나지 않을까
이 사람 저 사람 입 단속하느라 진땀을 빼리라 것은
뻔한 일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말마 오늘 쇼를 했네"
나는 형님의 입에서 과연 무슨 말이 나올까
설레는 마음으로 뚫어져라. 바라만 보았습니다
그때 바로 그 순간
"오늘 내가 손 전화 개통하려고 그것도 이왕이면 KT 지점에서 하면
더 좋을 것 같은 생각에 찾아갔어. 그리고 손전화를 샀지. 근데 말이야
금방 개통이 안 된다는 거야. 이 말을 듣고 손전화만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1시간을 기다려도 개통이 되지 않아 다시 KT 지점을 찾아가 이야기했더니
아저씨 개통이 안 되네요 하면서 대리점으로 가보라는 거야
그래서 대리점으로 찾아가 알아봤더니 예전에 사용했던 손전화 요금을 내면서
어떻게 부가가치세 360원이 미납됐던가 봐. 직원의 말이 그래서 개통이 안 된다는 거야
어쩌겠어내야지 결국 360원 때문에 나는 신용불량자가 되었던 거야"
형님은 어이가 없다는 듯 허탈한 웃음을 짓고 있었습니다
잠시 말을 끊었던 형님의 말은 더 웃겼습니다
"360원을 주니까 영수증을 두 장 주는 거야
한 장은 300원짜리이고 다른 또 한 장은 60원짜리더라고"
옆에서 가만히 듣고만 있던 나는 배꼽을 잡고 웃으면서도
매우 궁금해서 잠시 한숨 돌리고는 물었습니다
"형님 아이들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그게 뭐래요"
형님은 매우 씁쓰름한 웃음을 지으시면서
"돈이나 많으면 모르지만, 겨우 360원 가지고 연락한다는 것도 그렇고 해서
어쩔 수 없이 그냥 놔두었던가 봐"
형님은 껄껄껄 웃으셨습니다
형님은 껄껄껄 웃으셨습니다
과연 돈은 우리 일상생활에 필요하게 쓰임 받는 도구인가?
아니면 사람이 돈에 쓰임 받는 존재인가?
아무튼, 돈은 사람을 따를 줄 모른 채 사람이 일방적으로 돈을 찾아가는
습관적인 자본주의 욕심을 보면서 씁쓰름한 마음 달랠 길 없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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