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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
잊힌 계절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1104
등록일:
2011-04-23
잊힌 계절
海 月 정 선 규
잊힌 계절 가을인가
귀뚜라미 우는 밤
메마른 갈색 소리만
여울진 채 가물 진다
농익은 들판은
황금진 물결로 가라앉는데
바다는 멀고 가까운 강은 짧기만 하니
타는 가슴 불도 못 끄고 하늘만 바라본다
비스듬한 하늘이 칼날처럼
들이대는 햇살의 손끝이 바스락거리는
메마른 논밭에서 소곤소곤 뇌까리는 가뭄이
진드기로 숙성시킨다
잊힌 계절 가을인가
비 한 방울 주울 수 없는
하얀 밤 소나기 마중하다 눈 감아
잊을까
가을비 내리는 날
쏟아지는 빗소리로 귀 멀어져
영원히 잊혀가는 계절이 되리라
잊힌 계절<BR> 海 月 정 선 규 <BR><BR>잊힌 계절 가을인가 <BR>귀뚜라미 우는 밤 <BR>메마른 갈색 소리만 <BR>여울진 채 가물 진다 <BR><BR>농익은 들판은 <BR>황금진 물결로 가라앉는데 <BR>바다는 멀고 가까운 강은 짧기만 하니 <BR>타는 가슴 불도 못 끄고 하늘만 바라본다 <BR><BR>비스듬한 하늘이 칼날처럼 <BR>들이대는 햇살의 손끝이 바스락거리는 <BR>메마른 논밭에서 소곤소곤 뇌까리는 가뭄이 <BR>진드기로 숙성시킨다 <BR><BR>잊힌 계절 가을인가 <BR>비 한 방울 주울 수 없는 <BR>하얀 밤 소나기 마중하다 눈 감아 <BR>잊을까 <BR><BR>가을비 내리는 날 <BR>쏟아지는 빗소리로 귀 멀어져 <BR>영원히 잊혀가는 계절이 되리라 <BR><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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