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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
봄은 갇혀 온다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0562 등록일: 2011-04-22
봄은 갇혀 온다 
          海 月 정선규 


봄은 갇혀 온다 
가는 겨울의 남긴 미련 때문에 
매서운 꽃샘추위가 
마지막 남은 자존심으로 
툭툭 털고 있다 
지가 가진 온몸의 혈기를 
말이다 

큰일이다 
내일 그리고 또 내일이 되면 
하기 싫어도 
모든 정성 다해서 
싱그러운 봄 내고자 
집 지어야 하는데 말이다 

가다가 뒤돌아 오는 
길 잃은 겨울의 절정이 
방황하는 기색으로 
가득하게 메워져 있는 
한 가지 미련 보따리 들고 
갈까 말까 엉거주춤하는 사이 


그렇게 헛지껄이 하는 동안 
풀어져 버린 미련이 한 마리의 
미꾸라지가 되어 늦은 걸음으로 
간신히 가출해 가고 있다 

찡그린 얼굴 차가운 표정이 된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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