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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밭 샛길로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0509
등록일:
2011-04-06
보리밭 샛길로
海 月 정선규
보리밭 샛길이 된 바람이
살랑이는 걸음으로 가는데
필리리 필리리 피리 소리가
뒷발굽 아래 피어오른다
누군가 자전거에
피리부는 광대를 태 끼고
고향 보릿고개 연주로 넘어서는데
추억의 서랍 속이 들썩여 나온다
등가죽과 배꼽이 배고픈 설움으로 밀착해
눌려진 밥통이 찌그러진 채 허리 굽어 오고
물만 안쳐진 쌀 없는 뱃속은 텅텅 메아리 울리는
터널 속 고물로 여물어 간다
목구멍은 바람 채워진 풍선 하나로 가득한 추억의
생각이 몰아져 두 볼 줄 그어 내리는 눈물 선은
소리없는 뱃고동으로 울려오고 시체도 없는 산만한
배 무덤은 잊힐뻔한 옛 보릿고개가 된다
보리밭 샛길로 <BR> 海 月 정선규 <BR><BR>보리밭 샛길이 된 바람이 <BR>살랑이는 걸음으로 가는데 <BR>필리리 필리리 피리 소리가 <BR>뒷발굽 아래 피어오른다 <BR><BR>누군가 자전거에 <BR>피리부는 광대를 태 끼고 <BR>고향 보릿고개 연주로 넘어서는데 <BR>추억의 서랍 속이 들썩여 나온다 <BR><BR>등가죽과 배꼽이 배고픈 설움으로 밀착해 <BR>눌려진 밥통이 찌그러진 채 허리 굽어 오고 <BR>물만 안쳐진 쌀 없는 뱃속은 텅텅 메아리 울리는 <BR>터널 속 고물로 여물어 간다 <BR><BR>목구멍은 바람 채워진 풍선 하나로 가득한 추억의 <BR>생각이 몰아져 두 볼 줄 그어 내리는 눈물 선은 <BR>소리없는 뱃고동으로 울려오고 시체도 없는 산만한 <BR>배 무덤은 잊힐뻔한 옛 보릿고개가 된다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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