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한여름 날씨에도 무주구천동은 아랑곳하지 않고 산속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다른 지역에 비해서 시원합니다 대전에 있다 무주구천동에 들어가면 찌는듯한 더위에 퍼진 사람도 시원하게 살아납니다 더위도 막바지로 치닫던 어느 날 며칠 전 무주구천동시인의 마을 시인의 거리에서 시화전도 있었고 더위도 피할 겸 마음먹고 무주구천동에 들어왔습니다 이런 내 마음을 아시는지 형님과 그곳에서 식당을 하시던 누나 부부가 많이 신경 써 주셨습니다 아스팔트에서 내뿜는 대전시내의 무더위 속에 널브러져 있다 산으로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는 무주구천동에 들어서니 밤에는 선선하기까지 했습니다 이날 밤 우리는 테이블을 놓고 빙 둘러앉아 구이구이 막창 집에서 고기를 구워 먹었습니다 원래 고기를 좋아하지 않는 나는 처음 몇 점 삼키고는 금방 시큰둥해졌습니다 옆에서 형님이나 누나 매형은 왜 고기 안 먹느냐 재촉을 했지만, 그때의 내 생각은 차라리 김치찌개.된장찌개였으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나는 고기 싸 먹을 상추에 밥을 싸 먹었고 모든 사람은 옆에서 자꾸 먹지 않는 고기를 싸주면서 "먹어 봐 맛있어. 맛있어" 맛깔스럽게 먹고 또 먹었습니다 누나가 생각해서 맛있는 고기로 골라 애써 내온지라 더는 거절하기도 뭐한지라 끝내 다시 젓가락을 들었지만 금방 시들었습니다 어디를 가나 누구를 만나나 가장 곤욕스러운 것이 바로 이럴 때입니다 남들은 고기를 좋아하는데 혼자만 밥 타령에 빠져 밥 아니면 바라보지도 않으니 서로가 치열한 곤욕을 하나에 홍역처럼 앓고 넘어갑니다 손님을 위해 누나가 차린 고기 상은 점점 자신들의 날이 되어가고 보다 못한 형님의 채근은 시간이 가면서 그 무게를 더하더니 급기야는 볼멘소리하십니다 "얘는 오직 밥이야. 응 밥" 그래도 나는 옆에서 모르는 척하고 상추쌈에 밥 싸먹느라 고기에는 더 신경 쓸 시간이 없어져만 가는데 한편으로는 그래도 먹는 척이라도 해야겠다 싶어 고기 한 점 입에 넣었습니다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포착한 매형이 말씀하셨습니다 "고기는 안 먹고 갈비는 먹어" 주위는 웃음바다 되었고 나는 다시 말하고 있었습니다 "나 고기 안 먹어요" 무주구천동 한여름밤 줄다리기는 옥신각신 고기를 가운데 놓고 즐거운 풍경소리를 내며 달구지에 고기를 싣고 언덕을 넘어 남촌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내일 누군가 알게 될 행복한 동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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