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을 팝니다!" 어김없이 또 형님을 팔고 맙니다 참 오늘 햇살은 오랜만에 싱겁다 할 정도로 잔잔하면서 전혀 바람을 타지 않고 포근했습니다 형님과 길을 걸어가는데 뒤에서 사이렌 소리가 요란하게 울어댔습니다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순간적 반응으로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어디에서 불이 났는지 불자동차는 발을 동동 굴렀고 앞서 가는 자동차들은 사이렌 소리를 들었는가? 말았는가? 너무도 태연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세월아! 내달아! 하면서 흥청흥청 노들길 따라 달리듯 달리고 있었습니다 형님과 나는 너무 답답했습니다 어쩌면 저럴 수가 있을까? 해도 해도 사람들 정말 너무한다고 흥분하더니 신발을 벗어 달리는 차를 향해 힘껏 투구하는 것이었습니다 다행히 신발은 차도가 아닌 보도로 떨어졌고 나는 "형님 흥분하지 마요. 흥분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니까 가라앉히세요" 형님은 신발을 주워 신으면서 "이 사람아! 내가 지금 흥분하자고 이러는가. 그게 아니고 불을 꺼야지 불 끄자고 이러는 거지 불자동차 인생 뭐 있어." 나는 빙그레 웃으면서 "형님 그렇다고 차에 신발을 벗어 던지면 어떡해요 잘못하면 사고 나요." 아직 흥분이 채 가라앉지 않았는지 "자네는 지금 차를 걱정하는 거야 아니면 나를 걱정하는 거야." 나는 순간 당황하다 싶으면서도 "그야 사람 나고 차 났으니 먼저 사람을 걱정하고 나서 나중에는 차까지 걱정하는 것이 아닐까요." 하고 말했습니다 형님은 "주워다 붙이기는 잘도 붙인다 거기에 내 수염까지 갖다 붙여 봐 무슨 말이 나오는지 자네 요즘 글 쓴다면서 형님이라는 형님은 다 팔아먹고 동생이란 동생은 다 팔아먹고 이제 남은 것이라고는 내 수염 이야기뿐이지." 하시는데 왠지 마음이 뜨끔했으면서도 또 이렇게 결국 형님을 팔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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