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인가 대낮부터 장대비가 온 종일 흙이 부르트도록 많이 내렸습니다 평상시에는 그렇게 많은 비가 내렸든 적이 없었든 지라 그날의 내리는 비는 너무나 낯설게 보였습니다 정말 이러다 우리 집까지 다 떠내려갈까 보다 은근히 내 마음에서는 모름지기 근심으로 차올라 서서히 달아오르기 시작하고 말이 씨가 된다고 말조심해야지 다짐하고 다짐하다 아니 이보다 긍정적인 생각을 하자 싶어 아무 일도 없어. 비는 비의 한계를 넘지 못할 것이다 생각하는 습관을 오늘 하루만 갖자 자신을 죽이고 부인하며 길고도 지루한 하루를 보냈었습니다 그래서 그럴까 바로 다음 날 아침 내가 언제 하는 품새로 태양은 떠올랐고 하늘은 너무나 화창했습니다 창 밖으로 보이는 세상은 내 고향 산골 마을 초등학교 유리창을 깨끗하게 잘 닦아 놓은 것처럼 깔끔하면서도 깨끗하게 잘 보였습니다 잠시 나는 물끄러미 창가에 서서 푸른 것은 더 푸르게 빨간 것은 더 붉게 뚜렷하게 채색된 풍경소리에 강한 셀로움일까? 아니면 탁 트인 기분을 가진 탓일까? 숨이 콱 막히는듯했습니다 혼자만의 시간을 죽이는 것이 너무했는지 조카 녀석이 옆으로 다가와서는 "삼촌 저 하늘 좀 봐 어제는 뒤룩뒤룩 살이 너무 쪄서 배가 많이 나와 시커멓게 배아래 남산만 한 그림자 붙였더니 오늘 하늘은 삶이 너무 빠졌는지 너무 핼쑥하다." 한 마디 일상 해설은 해놓고 무심하게 방에서 나갔습니다 그 말에 밖으로 나가 하늘을 올려다보니 정말 먹구름은 군더더기가 많던데 뭉게뭉게 핀 하얀 구름 꽃은 너무 뚜렷해 핼쑥하니 세상의 모든 것들은 하나도 일방통행이 없는 주고받는 배려가 있음을 시사하는 점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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