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타너스 그의 변질이 가을 속에서 요동하지 않고 있다 오래된 음식이라면 변질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그는 올해도 유통기한을 위조해 가을에 불법체류 하고 있다 무 다리 허벅지에 찐 군더더기 살이 한 움큼 손에 잡혀 뜯길 듯이 머물러 가을을 침노하고 있다
시계 없는 계절의 시행착오일까? 혹은 지구 온난화 탓인 기억상실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태양의 직무유기 방향으로 키를 돌릴 수 있겠다. 누구도 그를 바라보면서도 탓하거나 묻지 않는 채 반응 없는 얼굴 무표정한 동글이로 뛰어가고 종종걸음쳐 가는 사람들 세월 앞에 선 계절은 언제까지 묵비권을 행사할까?
11월이면 벌써 유통기한이 지났는데 플라타너스는 푸른 이파리 갈한 단장시켜 훨훨 털어 제 갈 길로 보내야 하건만 이 가을의 이유조차 이젠 말없이 말살시켜 가는 뻔뻔한 모습이 비누칠 덜된 빨래처럼 제대로 탈색되지 않은 채 푸르딕딕한 여름을 나뭇잎에 표기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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