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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꿈의 언어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1144 등록일: 2011-03-12
꿈의 언어
 海月 정선규

내 어릴 적 할머니는
깊은 신의 말씀을
녹여주셨다
천지창조 종 치던 날
꽃봉오리 사르르 맺히듯
피어난 세상 마주 보며
심히 보기에 좋았더라
심취한 신의 감성에 기울어
떨어지는 심어의 덕을 풀어
내려주셨다

신은 사람이 넘을 수 없는
감성을 경계석이라 일렀을까
세상은 절대 쓰지 않는 심히 하는 말
아니 심하게 사용하지 않는 표현에
긴 숨 한 번 불어넣어야 끝나지는 말
오묘하고 신비롭다. 못 해 깊은 품위로
알싸하게 꽉 채우는 일

심히 깊은 밑바닥을 박차고
숨 가쁘게 치솟아 신의 감성에
들킨 채 당겨 보고 싶은 희열은
긴 여운으로 도리질 만 당하고
어디인가 아득한 곳 신만 아는 곳으로
그 누구도 따 먹을 수 없는 낮은 곳에
심어놓았을 것만 같은 에덴의 끝으로
자꾸 감질맞게 이는 마음은 모금아
뱉아낼 꿈의 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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