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가면서 세월 앞에 장사가 없다고 알게 모르게 몸이 낡아가는 것인지 때로는 누가 뭐라고 해도 정신은 몽롱하고 귓전에서는 수십 마리의 벌레가 우글우글 윙윙 이는데 꼭 감기에 걸려 꽉 막힌 코처럼 맹맹합니다 꿈과 생시를 넘나들면서 쉼 없이 자다 깼다를 반복하면서 어리벙벙해지면서 칼에 베인 상처가 아리면서 서서히 아득한 곳에서부터 아리송하게 다가오는 징징거리는 느낌으로 일상을 맴돌다 보니 옆에서 사람이 뭐라고 말해줘도 도통 쫄깃하면서 솔깃하게 쏙 하고 들어왔던 말은 어디로 가고 공허한 공간으로 남은 귓속은 쏠쏠 이는 바람만 맞습니다 오늘 친구를 만났는데 무거운 눈꺼풀은 자동으로 사르르 녹아내리고 친구는 눈치가 있는지 없는지 듣거나 말거나 KBS 일일연속극 웃어라. 동해 야를 한꺼번에 재방송되듯 그칠 줄 몰랐습니다 나는 전혀 무슨 말인지 알아듣거나 알지 못했고 그나마 그만하고 말하지도 못했습니다 나는 서서히 지쳐가기 시작했고 더는 참을 수 없어 "뭐. 누가 어떻게 되었다고" 잔뜩 잠투정 난 듯이 말하자 친구는 내 귀에 입을 바짝 갔다. 대고는 뭐라고 뭐라고 속살 이는데 다른 것은 모르겠고 입심에서 흘러나오는 바람에 얼마나 귀가 간지럽던지 "야 그만해 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내 귓속에서 메아리가 나면서 간지럽잖아." 하면서 온몸을 비비 잡아 틀면서 어찌할 도리를 몰라 하마터면 데굴데굴 땅바닥에 구를 뻔했습니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정말 살갑게 지내는 사람들끼리는 죽을 듯이 웃고 죽을 듯이 울면서 서로 죽을 듯이 삶을 간질여 주는 멋진 인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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