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사이버문학관 / 문인서재 / 문학관.com / 문인.com

대한민국 사이버문학관
문인.com
작가별 서재
김성열 시인
김소해 시인
김순녀 소설가
김진수 큰길 작가
김철기 시인
류금선 시인
문재학 시인
민문자 시인
배성근 시인
변영희 소설가
송귀영 시인
안재동 시인
양봉선 아동문학가
오낙율 시인
윤이현 작가
이기호 시인
이영지 시인
이정승 소설가
이룻 이정님 시인
이창원(법성) 시인
정선규 시인
정태운 시인 문학관
채영선 작가
하태수 시인

대한민국 사이버문학관




▲이효석문학관

 
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귓전의 메아리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0909 등록일: 2011-03-11
제57화
귓전의 메아리
 
세월이 가면서 세월 앞에 장사가 없다고
알게 모르게 몸이 낡아가는 것인지 때로는
누가 뭐라고 해도 정신은 몽롱하고
귓전에서는 수십 마리의 벌레가 우글우글
윙윙 이는데 꼭 감기에 걸려 꽉 막힌 코처럼 맹맹합니다
꿈과 생시를 넘나들면서 쉼 없이 자다 깼다를 반복하면서
어리벙벙해지면서 칼에 베인 상처가 아리면서
서서히 아득한 곳에서부터 아리송하게 다가오는
징징거리는 느낌으로 일상을 맴돌다 보니
옆에서 사람이 뭐라고 말해줘도 도통 쫄깃하면서
솔깃하게 쏙 하고 들어왔던 말은 어디로 가고 공허한
공간으로 남은 귓속은 쏠쏠 이는 바람만 맞습니다
오늘 친구를 만났는데 무거운 눈꺼풀은 자동으로
사르르 녹아내리고 친구는 눈치가 있는지 없는지
듣거나 말거나 KBS 일일연속극 웃어라. 동해 야를
한꺼번에 재방송되듯 그칠 줄 몰랐습니다
나는 전혀 무슨 말인지 알아듣거나 알지 못했고
그나마 그만하고 말하지도 못했습니다
나는 서서히 지쳐가기 시작했고 더는 참을 수 없어
"뭐. 누가 어떻게 되었다고"
잔뜩 잠투정 난 듯이 말하자
친구는 내 귀에 입을 바짝 갔다. 대고는
뭐라고 뭐라고 속살 이는데 다른 것은 모르겠고
입심에서 흘러나오는 바람에 얼마나 귀가 간지럽던지
"야 그만해 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내 귓속에서 메아리가 나면서
간지럽잖아." 하면서 온몸을 비비 잡아 틀면서 어찌할 도리를 몰라
하마터면 데굴데굴 땅바닥에 구를 뻔했습니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정말 살갑게 지내는 사람들끼리는
죽을 듯이 웃고 죽을 듯이 울면서 서로 죽을 듯이 삶을 간질여 주는
멋진 인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댓글 : 0
이전글 꿈의 언어
다음글 잎사귀는 토끼 귀
번호 제목 작성자 추천 조회 등록일
687 책망 정선규 0 10746 2012-03-15
686 떨어지는 꽃잎에 정선규 0 11267 2012-03-14
685 메모.비망록 신의 문학, 신의 문법 수정본 2 정선규 0 10340 2012-03-14
684 짐짓 정선규 0 10808 2012-03-13
683 수필 삶의 출구 정선규 0 10527 2012-03-12
682 수필 밭으로 가는 남자 정선규 0 10286 2012-03-12
681 시냇가의 시절 정선규 0 10747 2012-03-09
680 햇살세례 정선규 0 10838 2012-03-08
679 배추 정선규 0 10618 2012-03-08
678 3월의 연가 정선규 0 9898 2012-03-06
677 영원의 속에서 정선규 0 10129 2012-03-05
676 동행 정선규 0 10035 2012-03-04
675 오늘 같은 날 정선규 0 10735 2012-03-03
674 수필 고물시계 정선규 0 11027 2012-03-02
673 어느 어머니의 삶 정선규 0 11234 2012-03-02
61 | 62 | 63 | 64 | 65 | 66 | 67 | 68 | 69 | 70
이 사이트는 대한민국 사이버문학관(문인 개인서재)입니다
사이트소개 개인정보취급방침 이용약관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알립니다 독자투고 기사제보

 

Contact Us ☎(H.P)010-5151-1482 | dsb@hanmail.net 서울시 구로구 고척동 73-3, 일이삼타운 2동 2층 252호 (구로소방서 건너편)
⊙우편안내 (주의) ▶책자는 이곳에서 접수가 안됩니다. 발송전 반드시 전화나 메일로 먼저 연락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