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둔산을 오르는 등산객이 막 구름다리 건넌다 쭈뼛쭈뼛 선 온몸의 신경이 뭉클 자란다 연약한 몸 땅굴로 줄기차게 엄습하는 얼기설기 거미줄 촉감 니밀니밀 흐르는 용암속에서 데구루루 굴러 두루뭉술 감기는 통증 찰라 내 몸은 신내림 받는 무당처럼 차르를 내리는 신으로 정점인 허리를 튀어나와 반 토막 내듯 넓적다리에 전류 흘린다
아릿한 기분 그 바탕 위에 검은 타액이 아주 차분히 격앙된 실금으로 어지럽게 온몸 감싼다 뜻도 모를 미지근함으로 고였다 태동하듯 힘찬 발길질로 살가죽 찬다 가슴의 박동은 높은 언덕 오르듯 넘실거리고 쭉 뻗은 등뼈는 백두대간 험한 죽령 음산한 가을 날씨에 조용한 산자락으로 들어선 짜릿함이 복받쳐 오르는 것이 멀미 같다
시간은 침묵하며 지나고 그 지루함은 지짐당한 듯 근육이 육중하게 맺혔다 풀렸다 오락가락하는데 몸 한구석에서 서행으로 다가오는 통증은 누군가 논바닥 써레질하듯 신경을 긁어오고 허리는 빼도 박도 못하는 말뚝처럼 우두커니 서 있는데 너무 또렷하게 큰 충격 받은 듯 자꾸만 아련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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