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사람 중에 이런 사람이 있습니다 무슨 말을 하든지 얼른 끝마무리를 못하고 한 곡 뽑는 것처럼 최대한 길게 시간을 끓어 말합니다 좀 근사하게 표현한다면 밥이 뜸들 때까지 라고 하면 적당하지 싶습니다 한 날은 이 사람이 통 방 안에서 나오지 않아 보이지 않기에 혹여 무슨 사고라도 났는가 싶은 염려하는 마음에 그냥 넘어갈 수 없어 방문을 두드렸습니다 하지만 인기척이 없었습니다 다시 더 크게 방문을 두드렸습니다 그래도 역시나 반응은 없었고 혹시 하는 마음이 현실이 되는가 싶어 급한 마음에 방문을 힘차게 찼습니다 그랬더니 아주 느긋한 대답이 전해졌습니다 "왜 ~" 그 사이에 담을 보니 능구렁이 한 마리가 느긋한 몸짓으로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늘 이 사람과 대화할 때마다 움직이는 언어가 있었으니 길다는 것입니다 말이 너무 길어서 바로 놓지를 못하고 어깨에 짊어진 채 늘어뜨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듣다못해 한마디 했습니다 "말 좀 빨리 놔 그런다고 말이 깨어지거나 터지지 않으니까 제발 말을 짧게 하란 말이야. 말을 자꾸 어깨에 짊어지고 있으니까 듣는 사람이 옆에서 무지하게 답답하잖아" 잠시 그 사람은 내 말을 알아들은 것인지 못 알아들은 것인지 침묵을 지키더니 이윽고 입을 열었습니다 "그런 너는 한 번이라도 나를 도와준 적 있어. 내가 그렇게 무거운 말을 짊어지고 고생하고 있을 때 너는 뭐했어. 얼른 앞에서 말을 젖먹던 힘을 다해 당겨 빼줬어야지. 이 답답한 친구야" 순간 오히려 말문이 꽉 막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정말 난감했습니다 단 이 말만 생각이 났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나 가지 괜히 말해서 본전도 못 찾는구나!" 말이라는 것이 수학 공식처럼 어떤 한 마디에 대하여 무슨 말을 보태느냐에 따라 성립되는 결론 이것이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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