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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
말을 짊어지는 남자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0122 등록일: 2011-03-02

말을 짊어지는 남자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이런 사람이 있습니다
무슨 말을 하든지 얼른 끝마무리를 못하고 한 곡 뽑는 것처럼
최대한 길게 시간을 끓어 말합니다
좀 근사하게 표현한다면 밥이 뜸들 때까지 라고 하면
적당하지 싶습니다
한 날은 이 사람이 통 방 안에서 나오지 않아 보이지 않기에
혹여 무슨 사고라도 났는가 싶은 염려하는 마음에 그냥 넘어갈 수 없어
방문을 두드렸습니다
하지만 인기척이 없었습니다
다시 더 크게 방문을 두드렸습니다
그래도 역시나 반응은 없었고 혹시 하는 마음이
현실이 되는가 싶어
급한 마음에 방문을 힘차게 찼습니다
그랬더니 아주 느긋한 대답이 전해졌습니다
"왜 ~"
그 사이에 담을 보니 능구렁이 한 마리가 느긋한 몸짓으로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늘 이 사람과 대화할 때마다 움직이는 언어가 있었으니
길다는 것입니다
말이 너무 길어서 바로 놓지를 못하고 어깨에 짊어진 채
늘어뜨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듣다못해 한마디 했습니다
"말 좀 빨리 놔 그런다고 말이 깨어지거나 터지지 않으니까
제발 말을 짧게 하란 말이야. 말을 자꾸 어깨에 짊어지고 있으니까
듣는 사람이 옆에서 무지하게 답답하잖아"
잠시 그 사람은 내 말을 알아들은 것인지 못 알아들은 것인지
침묵을 지키더니 이윽고 입을 열었습니다
"그런 너는 한 번이라도 나를 도와준 적 있어.
내가 그렇게 무거운 말을 짊어지고 고생하고 있을 때 너는 뭐했어. 얼른 앞에서 말을 젖먹던 힘을 다해 당겨 빼줬어야지. 이 답답한 친구야"
순간 오히려 말문이 꽉 막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정말 난감했습니다
단 이 말만 생각이 났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나 가지 괜히 말해서 본전도 못 찾는구나!"
말이라는 것이 수학 공식처럼 어떤 한 마디에 대하여 무슨 말을 보태느냐에
따라 성립되는 결론 이것이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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