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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고생보따리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0994 등록일: 2011-02-24

고생보따리

까마득한 초등학교 시절
일주일에 한 번씩 꼭 소지품 검사가 있었는데
그날도 소지품 검사를 위해서 책상 위에 가방을
올려놓아야 하는데 다른 친구들은 거침없이
탁 다 탁 올려놓건만 한 친구는 가방을 책상 밑에
깊숙이 밀어 넣고는 절대 꺼내려 하지 않았습니다
선생님께서 그 친구 자리에 이르러 가방을 책상 위에
올려놓으라 말했지만. 그 친구는 전혀 움직이려 하지 않은 채
끝까지 버티겠다는 것인지 미동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은 그 친구의 가방을 거의 빼앗다시피 해서
책상 위에 올려놓았는데 순간 선생님은 무척이나 놀라신 듯
"이게 뭐야" 비명을 토하듯 하셨습니다
우리는 영문도 모르고 우르르 달려가 보았더니
아니 글쎄 가방에 검은 매직으로 대문짝만 하게
고생보따이 라고 쓰여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선생님은 그 친구에게 야단을 치셨습니다
"고생보따이 공부하는 게 그렇게 고생이야
책가방 들고 다니는 게 고생이야
공부하기 그렇게 싫어.
고생보따리도 아니고 고생보따이
그러니까 아버지가 방에 들어가셨다가 아니라
아버지가 방에 들어가셨다지.
그 가방에 들어가시는 아버지가 더 고생이겠다."
교실은 웃음바다가 되었고 잠시 침묵이 흘렀고
선생님은 말씀하셨습니다
"고생은 삶의 훈련이다." 하시며 나가셨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베풀며 나누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을 보면
동질성을 가지고 남의 일 같지 않은 내 일처럼 남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지니고 계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남의 모습을 보면서 과거의 불쌍한 내 모습을 보고
어려운 시절 고비를 잘 넘긴 자신이 너무 대견하고 보배로운지
모릅니다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남도 사랑한다 했으니
다른 사람의 고생을 보면서 과거에 나도 그랬었는데
그때를 생각하면 꼭 죽을 것만 같았고 세상에서 왜 하필이면 나야
세상을 원망하면서도 어떻게 오늘까지 잘 참아왔는지
스스로 자랑스럽고 대견스러워 견딜 수 없이 잘했음이 얼마나 경이로운가
칭찬하며 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깨닫게 되어
비로소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으로 거듭납니다
그리고 자신의 어려웠던 과거를 보듬으며 지금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이웃을 바라볼 때 동질성이 일어나게 되고 더 나아가서 사람의 존재가
결코 단순하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얼마나 오묘하면서 귀하게 만들어졌는지
정말 사실을 발견하고 사람은 소중한 가치를 부과받았다는 일을 깨닫는 순간
이제는 모든 사람은 동등 됨을 인정함과 동시에 남은 곧 또 다른 나임을 알아
불쌍하게 여기는 긍휼한 마음을 가지고 대하게 됩니다
내게 있는 모든 것은 남에게도 있는 것을 알면 사람 그 자체에 신비로움을 느껴
모든 사람이 다 경이롭고 사랑스러워 보입니다. 나를 통해 남을 알고 더 나아가서는
사람을 알게 됩니다
남은 나 자신에 실현이며 똑같은 존엄성을 가지고 있는 사랑할 대상
즉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다는 부가가치를 얻게 됩니다
결국 우리는 네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는 방법을 학습을 통해 아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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