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점심 한 끼 먹고 싶어 그래도 대전 번화가에서 칼국수가 유명한 신도 분식에 들어갔더니 물컵 받아 놓고는 불 좀 때고 온다며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리고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담배의 향연은 끝이 났는지 식당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평소에도 무뚝뚝한 성품을 가진 친구라서 항상 뚝배기 맛만 담긴 줄 알았더니 불쑥 말 한마디 낚싯바늘에 미끼 끼어 던지듯 나 앞에 내뱉었습니다 "불을 좀 땠더니 온수까지 나오더라고" 찰라 나는 이게 무슨 말인가 하는 생각에 어리둥절했습니다 덩그러니 두 눈 뜬 나를 바라보며 친구는 "응 놀라지 마! 그것 별것도 아니야." 하는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말이야 말이야 마리아가 말이야 너무 깊이 밀어 넣고 불을 땠는지 아랫목이 따뜻하더니 금방 온수가 나오는데 윗목은 썰렁해 머리가 쭛빗 서더구먼" 온수는 뭐고 아랫목 윗목은 뭐고 도통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친구의 줄기찬 해석 강의가 나옵니다 "너는 불을 안 때니까 모르지 나는 늘 불만 때면 소변이 나오려고 하지 바로 온수야 아주 건강한 귀뚜라미 보일러라고" 하는 것이 아닙니까 그때야 나는 그 친구를 바라보며 웃으면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래 다 좋다만 제발 내 아랫목 윗목에 기생충은 살지 마라" 지금도 걱정입니다 다 빼지 못한 온수에 기생충이 목욕하고 있을까 봐서 말입니다 역시 뚝배기도 장을 담그면 제맛이 나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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