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사이버문학관 / 문인서재 / 문학관.com / 문인.com

대한민국 사이버문학관
문인.com
작가별 서재
김성열 시인
김소해 시인
김순녀 소설가
김진수 큰길 작가
김철기 시인
류금선 시인
문재학 시인
민문자 시인
배성근 시인
변영희 소설가
송귀영 시인
안재동 시인
양봉선 아동문학가
오낙율 시인
윤이현 작가
이기호 시인
이영지 시인
이정승 소설가
이룻 이정님 시인
이창원(법성) 시인
정선규 시인
정태운 시인 문학관
채영선 작가
하태수 시인

대한민국 사이버문학관




▲이효석문학관

 
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부모님 말다툼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0857 등록일: 2011-02-06

부모님 말다툼

내가 어릴 적 우리 엄마 아버지가
가끔은 말다툼을 하셨다
남자인 아버지는 일단 목소리가 크므로
늘 엄마의 작고
가냘픈 목소리를 누르고 위풍당당했다
일단 말다툼이 시작되면 아무리
엄마가 잘했어도 키는
작아도 목소리가 월등하게 컸던
아버지의 목소리에 깔려
버둥버둥 어떻게 해서라도 힘껏 밖으로
뛰쳐나오려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그런 엄마의 노력 끝에도
옆에서 듣는 동네 사람들은
두 사람의 말다툼 소리를 들을 때마다
엄마를 향해 말했다
"또 머시기 엄마가 잘못 했구먼"
그 당시 나는 어려서 동네 사람들이
왜 엄마한테 잘못했다고
하는 이유를 잘 몰랐다
아니 늘 엄마는 잘못하는 사람이고
아버지는 늘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자랐다
나는 중학교에 가면서
그 이유를 알았다
문제는 아무것도 아닌 엄마의
목소리가 문제였다
세상에 속된 말로 아무리 잘못했어도
목소리 큰 놈이 이긴다고
엄마의 목소리는 아무리 목이 터지게
소리를 질러도 겨우 아버지의 목소리의
반쯤 따라갈 뿐 거의 비길 수도 없이 연약했다
그렇다고 해서 물론 세상의
모든 여자의 목소리에 비해
엄마의 목소리가 작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말하자면 엄마의 목소리는 보통 사람의
크기와 같은데 아버지의 목소리가
보통 사람보다 컸다
같은 남자의 목소리와 비교해봐도 큰지라
우리 동네에서는
제일가는 목청 꾼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목소리 작은 엄마가
늘 아버지한테 무엇을 잘못해서 겨우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변명을 연명하는 여자처럼
동네 사람들의 눈과 귀에는 각인되었던 것이다
아무튼 엄마는 아버지와 싸우다 싸우다
지치거나 아버지를 못 당하겠다 싶으면
"몰라 몰라 나도 몰라 알아서 해요"
사람이 억눌린다는 것
현실에서 이루어지는 의식과
현실에서 이룰 수 없어 의식 속으로
가라앉는 억눌린 무의식
그렇다면 의식과 무의식의 중간지점도 있을까
왜냐하면 이것은 혼자만의 생각인데
자신을 추슬러 일으켜 세우는 힘은
치열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말이다.
댓글 : 0
이전글 모퉁이 돌
다음글 신의 언어란 무엇인가?
번호 제목 작성자 추천 조회 등록일
79 시.시조 삐걱삐걱 정선규 0 10859 2010-10-10
78 시.시조 왜 불러 정선규 0 11158 2010-10-09
77 메모.비망록 그날의 오해 정선규 0 10562 2010-10-08
76 자유글마당 쥐 구워 먹자 정선규 0 11264 2010-10-07
75 시.시조 꿈... 정선규 0 11307 2010-10-07
74 시.시조 계절의 나이테 정선규 0 11204 2010-10-06
73 자유글마당 가을밤 정선규 0 11525 2010-10-06
72 자유글마당 검은콩 줍던 날 정선규 0 12007 2010-10-06
71 시.시조 우리 동네 미용실 정선규 0 12176 2010-10-06
70 자유글마당 내기 정선규 0 12270 2010-10-05
69 시.시조 여시 차 정선규 0 11598 2010-10-04
68 자유글마당 두 친구 정선규 0 11144 2010-10-04
67 시.시조 전화 정선규 0 10707 2010-10-04
66 자유글마당 빵 순이 정선규 0 11039 2010-10-03
65 시.시조 고목 정선규 0 11887 2010-10-03
101 | 102 | 103 | 104 | 105 | 106 | 107 | 108 | 109 | 110
이 사이트는 대한민국 사이버문학관(문인 개인서재)입니다
사이트소개 개인정보취급방침 이용약관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알립니다 독자투고 기사제보

 

Contact Us ☎(H.P)010-5151-1482 | dsb@hanmail.net 서울시 구로구 고척동 73-3, 일이삼타운 2동 2층 252호 (구로소방서 건너편)
⊙우편안내 (주의) ▶책자는 이곳에서 접수가 안됩니다. 발송전 반드시 전화나 메일로 먼저 연락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