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릴 적 우리 엄마 아버지가 가끔은 말다툼을 하셨다 남자인 아버지는 일단 목소리가 크므로 늘 엄마의 작고 가냘픈 목소리를 누르고 위풍당당했다 일단 말다툼이 시작되면 아무리 엄마가 잘했어도 키는 작아도 목소리가 월등하게 컸던 아버지의 목소리에 깔려 버둥버둥 어떻게 해서라도 힘껏 밖으로 뛰쳐나오려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그런 엄마의 노력 끝에도 옆에서 듣는 동네 사람들은 두 사람의 말다툼 소리를 들을 때마다 엄마를 향해 말했다 "또 머시기 엄마가 잘못 했구먼" 그 당시 나는 어려서 동네 사람들이 왜 엄마한테 잘못했다고 하는 이유를 잘 몰랐다 아니 늘 엄마는 잘못하는 사람이고 아버지는 늘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자랐다 나는 중학교에 가면서 그 이유를 알았다 문제는 아무것도 아닌 엄마의 목소리가 문제였다 세상에 속된 말로 아무리 잘못했어도 목소리 큰 놈이 이긴다고 엄마의 목소리는 아무리 목이 터지게 소리를 질러도 겨우 아버지의 목소리의 반쯤 따라갈 뿐 거의 비길 수도 없이 연약했다 그렇다고 해서 물론 세상의 모든 여자의 목소리에 비해 엄마의 목소리가 작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말하자면 엄마의 목소리는 보통 사람의 크기와 같은데 아버지의 목소리가 보통 사람보다 컸다 같은 남자의 목소리와 비교해봐도 큰지라 우리 동네에서는 제일가는 목청 꾼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목소리 작은 엄마가 늘 아버지한테 무엇을 잘못해서 겨우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변명을 연명하는 여자처럼 동네 사람들의 눈과 귀에는 각인되었던 것이다 아무튼 엄마는 아버지와 싸우다 싸우다 지치거나 아버지를 못 당하겠다 싶으면 "몰라 몰라 나도 몰라 알아서 해요" 사람이 억눌린다는 것 현실에서 이루어지는 의식과 현실에서 이룰 수 없어 의식 속으로 가라앉는 억눌린 무의식 그렇다면 의식과 무의식의 중간지점도 있을까 왜냐하면 이것은 혼자만의 생각인데 자신을 추슬러 일으켜 세우는 힘은 치열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말이다.
Contact Us ☎(H.P)010-5151-1482 | dsb@hanmail.net
서울시 구로구 고척동 73-3, 일이삼타운 2동 2층 252호 (구로소방서 건너편)
⊙우편안내 (주의) ▶책자는 이곳에서 접수가 안됩니다. 발송전 반드시 전화나 메일로 먼저 연락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