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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달 캐는 밤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0992 등록일: 2011-02-01
달 캐는 밤
詩/海 月 정선규

밤하늘 던져진 손톱 조각
구름운전 둥둥 이는 마음 박아
하루마다 살집을 부풀려온다

어릴 적 어머니가 고구마 캐실 때
호미 들어 흙 걷어 내시면
고구마가 커져 나오듯이

영글어진 달이 고구마처럼
탱탱한 젖가슴을 내밀어
구름을 걷어내고 있다

살도 채우지 못한 채 조각달이
보름달로 묵혀져 하늘과 땅을
비추어 그려내는 밤 그림같이

한 조각 덜 그려진 내 인생을
색연필도 도화지도 없이 그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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