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0년이 흘러간 세월의 강에서 추억의 대낚시의 끝으로 끌어 올리는 대어가 된 이야기입니다 우리 시골 고향 교회를 다닐 때 이야기이니까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과도 같은 아득함으로 잠들어 있는 추억입니다 왜 여자들은 화장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말입니다 여자라고 다 화장이 매끄럽거나 예쁘게 되는 것이 아니더군요 대개 화장을 짙게 한 여자는 십중팔구 이제 막 처음 사회생활에 첫발 내디딘 새내기들이 많더군요
말하자면 처음 화장한 서투른 여자의 솜씨이지요 내가 다니던 교회 자매는 평소에 화장을 잘 하지 않았습니다 아주 어쩌다 화장을 한 번 하면 유난히 립스틱을 강렬하게 표현했습니다 빨갛게 타오른 석류가 입을 쩍 벌린 채 태양을 삼킬 듯이 이글거리는 태양의 여신 같았습니다 "오늘은 유난히 석류 같은 입술을 가졌네" 하면 좋아라. 입이 귀에 걸리곤 했는데 가끔은 짓궂은 장난에 "쥐 잡아먹었어요, 입술이 피투성이네요." 자매는 좋아라. 비단결에 미소 날리다 꼬깃꼬깃 구겨진 종잇장이 다 되어 찌푸린 표정이 난로의 열기에 찌그러진 플라스틱 용기가 다 되곤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비록 짧은 인연이었지만 작은 것 하나에도 서로 좋다 싫다 아니다 일으키는 반응에 둘이 도토리 키재기를 하듯 반짝반짝 서로 먼저 튀던 감성의 골이 깊어져 오늘의 내가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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