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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어느새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4604 등록일: 2011-01-24
어느새
詩/海 月 정선규

봄의 뜰 아래 따스한 볕 알 주워
입으로 물고 꽃피는 자리 깔아 놓고
벚꽃 이야기 속삭이며 사뿐히 다가왔다

꽃잎마다 뒤져 털어진 향기 쏟아 지평선 너머로
흘끗흘끗 넘겨 보는 눈 잣대 흘겨 진한 향수로 내뱉는
아무도 따라오지 못한 길 내었다

봄의 발길 모 득이여 향긋한 주머니 속 깊이
빨아 들이고 꽃 비 분수로 내뱉어 뿜어대는
봄 속의 눈으로 빠져 가는 길이 되었다

저 산 머리 휘돌아 나가는 동안 꽃잎이 고장 나 자꾸만 떨어져
바람결 따라 들려 가는 꽃가마 올라탄 채 고개 들어 살그머니 넘겨진
봄으로 성성한 아쉬움 깔아 계절고개 넘어간다

어느새 봄은 저만치 되돌아가고 있는데
내 행복순은 언제 나무에 싹 틔우는 새봄으로
올렸는지 그날을 생각하며 바라는 거름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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