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가을날 친구와 함께 야외로 나가볼까 하는 생각에 이끌려 딱히 어디로 가야겠다는 목적도 없이 그저 그렇게 밖으로 나왔습니다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 하더니 영락없이 그런가 봅니다 찬 바람은 술렁이고 생각나는 것은 따끈한 국물에 소주 한 잔 그리고 자신도 모를 외로움에 젖어 고독으로 물들어 파도치는 마음의 열병 앓는 이를 빠듯 단번에 무엇인가 결단을 내리고 행함으로써 가을 분위기에서 벗어나 홀가분하게 즐기고 싶은데 가을은 절대 고독인지 결코 나를 놓아주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차를 몰았습니다 "어디든지 가고 보자" 나는 옆에 탔고 운전은 친구가 했습니다 결국 내 의지대로 가는 것이 아니라 친구의 의지를 따라 향방이 정해지면 닿은 곳이 있으리니 기다리면서 은근하게 올라오는 기대감으로 취해 얼큰해질 무렵 나는 너무 취했는지 그만 잠들고 말았습니다 얼마나 그곳이 가고 싶었는지 잠재된 의식이 꿈속에서 나를 데리고 간 곳은 만인산이었습니다 내 고향 금산 추부와 대전이 터널 하나를 사이에 두고 지역을 달리한 곳입니다 만인산에 오르니 감회가 깊었습니다 왜냐하면 어느 해인가 만인산에 목욕하러 갔다가 살무사가 발 앞에 도사리고 있는 것도 모르고 계곡으로 들어가는데 갑자기 뒤따라오던 형이 찢어지는 목소리로 다급하게 소리쳤습니다 "그대로 움직이지 말고 그대로 있어 발밑을 보지 말고 앞만 보고 있어." 하고 소리치더니 긴 막대기로 내 발아래를 힘껏 내려쳤습니다 그리고 발아래 굽어보니 살무사가 쭉 뻗어 있었습니다 순간 까마득했습니다 "휴 큰일 날 뻔했네" 하는 순간 잠에서 깨었는데 차는 여전히 달리고 있었습니다 사람이 지난 일에 대한 공포를 이렇게 무의식중에 되돌려받으니 마치 무의식의 억압에서 의해 의식으로 구원받은 듯한 위기의식이 발동되어 다시 살았다 거듭나는 기쁨이 남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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