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동산 각종 나무의 실과는 임의로 먹을 수 있으나 동산 중앙에 있는 나무의 실과는 먹지 말라 먹는 날에는 정녕 죽으리라"
창세기 3:1~5
1 그런데 뱀은 여호와 하나님이 지으신 들짐승 중에 가장 간교하니라 뱀이 여자에게 물어 이르되 하나님이 참으로 너희에게 동산 모든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 하시더냐 2 여자가 뱀에게 말하되 동산 나무의 열매를 우리가 먹을 수 있으나 3 동산 중앙에 있는 나무의 열매는 하나님의 말씀에 너희는 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 너희가 죽을까 하노라 하셨느니라 4 뱀이 여자에게 이르되 너희가 결코 죽지 아니하리라 5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에는 너희 눈이 밝아져 하나님과 같이 되어 선악을 알 줄 하나님이 아심이니라
1. 하나님의 대사
"너희가 동산 각종 나무의 실과는 임의로 먹을 수 있으나 동산 중앙에 있는 나무의 실과는 먹지 말라 먹는 날에는 정녕 죽으리라"
2. 뱀과 하와의 대사
뱀: 하나님이 참으로 너희에게 동산 모든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 하시더냐
하와: 동산 나무의 열매를 우리가 먹을 수 있으나 동산 중앙에 있는 나무의 열매는 하나님의 말씀에 너희는 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 너희가 죽을까 하노라 하셨느니라
뱀: 너희가 결코 죽지 아니하리라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에는 너희 눈이 밝아져 하나님과 같이 되어 선악을 알 줄 하나님이 아심이니라
이렇게 중심을 잡아 놓으면 창세기는 단어와 문장을 넘어 새로운 정보를 전달하는 텍스트로 거듭난다.
하나님은 처음부터 인간과의 합의 과정도 없이 일방적으로 명령하는 자로 등장한다 동산 각종나무의 실과를 임의로 먹을 수 있으나 중앙에 있는 나무의 실과는 먹을 수 없다. 그리고 끝이다. 이유는 없다. 그냥 명령일 뿐이다 아마 이런 명령이 불합리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에게는 뱀의 말이 훨씬 설득력 있게 들릴 수 있다. 먹지도 못할 것을 왜 만들었는지 하필이면 동산 중앙에 두었는지 이해할 수 없거나 동의할 수 없다는 시각을 이미 뱀이 선취하고 있다 뱀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하나님이 참으로 너희더러 모든 나무의 실과를 먹지 말라 하시더냐"
성경에서 뱀을 간교하다고 한 이유는 뱀이 하나님의 명령에 대한 인간의 반감을 정확하게 짚어냈기 때문이다 뱀은 철저히 인간적인 시각에서 하나님의 말을 뒤집는다 진짜 하나님이라면 그런 금기는 주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 뱀의 요지이다 뱀은 하나님의 대사를 뒤집고 어휘적으로 하나님이 사용한 단어만 사용한다 우리말과 달리 굴절이 근거한 히브리어는 기본형의 변이형으로만 품사가 결정된다 독립된 단어처럼 우리말로 번역된 부사까지 원래는 하나님이 사용한 단어이다 달리 말해서 뱀은 하나님이 사용한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마치 하나님의 말을 하는 것처럼 위장하고 있으며 같은 단어를 가지고 더 마음에 드는 표현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하나님이 만든 세상 절대 완전하지 않다는 것과 하나님의 능력이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웅변적으로 나타낸다 조금만 눈여겨본다면 뱀이 자기가 진짜 하나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다. 아마 이것이 뱀이 간교하다고 선언한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뱀은 하나님의 단어를 사용해서 하나님처럼 말한다 하나님이 진짜 하나님이라면 그렇게 말했을 리가 없다 이유도 없이 인간의 자유를 제한했다면 진짜 하나님이 아니다 진짜 하나님은 나 뱀뿐이다 나는 불합리하지 않으며 진정으로 인간을 위하고 배려하는 존재이다 감탄스럽게도 뱀은 인간의 마음을 정확하게 읽어낼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하나님의 목소리로 말할 수 있으리만치 영악한 자였다 사실 뱀의 유혹만큼 아름다운 대사는 일찍이 문학사에 없었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뱀은 하나님의 단어를 사용했지만, 하와는 어찌 보면 하나님의 단어를 그냥 사용한 것이 아니라 훔쳐서 사용한 것이다
창세기 2:16절을 통해 이렇게 말씀하신다
"동산 중앙에 있는 나무의 실과는 먹지 말라. 먹는 날에는 정녕 죽으리라" 하셨으나 하와는 이 말씀에 살을 덧붙혀 말한다
"동산 각종 나무의 실과를 우리가 먹을 수 있으나 (동산 중앙에 있는 나무의 실과는 하나님의 말씀에 너희는 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 너희가 죽을까 하노라. 하였느니라")
여기에서 하와는 하나님의 말씀을 바꾼다
하와는 자신의 생각을 넣어 이렇게 말한다 "동산 중앙에 있는 나무의 실과는 하나님의 말씀에 너희는 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 너희가 죽을까 하노라." 말이 뒤집어진 것이다
하나님은 "너희가 먹으면 죽으리라" 말씀하셨는데 하와는 이 말씀에 살을 덧붙여서 말한다 "너희는 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 했으며
하나님은 "너희가 먹으면 정녕 죽으리라" 하셨는데 하와는 "너희가 죽을까 하노라." 했다 다시 말해서 죽을 수도 있다고 한 것이다
하와는 하나님의 말씀에 자신의 생각을 넣어 자신이 하나님이라면 하나님처럼 아니 하나님이 되어 말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뱀과 하와는 세상에서 처음으로 신의 언어를 사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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