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글을 씁니다 하지만 집에 컴퓨터가 없었던 터라 흔히 우리가 말하는 게임방 즉 PC 방이라는 곳을 자주 이용하게 됩니다 그런데 얼마 전 제 옆자리에 아주 예쁘장한 꼬마 아가씨가 얌전하게 바른 자세로 앉아 게임 하는 모습이 너무 깜찍하고 귀엽기도 하고 어린아이가 아주 능수능란하게 컴퓨터를 조작하면서 여유를 가지면서 게임을 하는 것뿐 아니라 생글생글 웃으면서 즐길 줄 아는 것 같은 모습이 아주 좋아서 넋 놓고 바라보았습니다 얼마를 그렇게 넋 놓고 있다가 겨우 정신을 차리고 글 좀 써볼까 하는 마음으로 자세를 가다듬고 앉았는데 아니 이게 어떻게 된 것인지 그 작은 꼬마의 몸에서 찢어지는 듯한 날카롭고 예리한 목소리가 고함으로 터져 나오더니 급기야는 그냥 울어버리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나는 상당히 황당했습니다 아니 놀랐습니다 다시 그 꼬마 아가씨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까의 요조숙녀 같은 모습은 다 어디로 가고 게임에서 뭔가 잘 안 풀리는지 콧물인지 눈물인지 모를 질퍽하게 젖은 얼굴을 해서는 씩씩대면서 컴퓨터 테이블에 턱이 바쳐 동동 매달려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이러다가 애 성질 버리겠다 싶은 마음에 어떻게 달래여 볼까 하는데 언제 나타났는지 엄마라는 사람이 뒤늦게 데리고 나갔습니다 그리고 한 시간쯤 지났을까 이게 겨우 글이 나오겠다 싶은데 아니 글쎄 아까 그 꼬마 아가씨가 다시 내 옆자리에 앉더니 다시 게임을 하는 것입니다 얼굴을 보니 무표정했습니다 나는 이 꼬마를 보면서 생각에 잠겼습니다 사람이란 태고 날 때부터 시대를 타고나고 환경을 타고나니 사람의 운명이란 그 시대가 만들어 놓은 각본이 아니겠는가 그저 씁쓰름할 뿐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시대를 타고난 환경 가운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자만이 진정한 운명의 개척자라는 생각과 더불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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