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더위가 사그라질 줄 모르는 어느 날 집을 나와 골목 끝에 집인 파란 대문 앞을 지나는데 그 집에 개가 사정없이 짖어대는 게 아니겠습니까 몸집은 작은 녀석이 목청 하나는 타고났는지 온 동네가 다 떠나갈 정도로 짖었습니다 가뜩이나 찜통 같은 더위의 그물망에 걸려 헤어나지 못한 채 허덕이고 있는데 내가 저한테 무슨 짓을 했다고 저렇게 짖어대는가 싶은 생각에 가던 길을 멈추고 파란 대문 집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냥 저걸" 하는 말이 나도 모르게 새어나왔습니다 개는 금방 줄이라도 끊고 뛰쳐 나올듯했고 대문은 어찌 된 일인지 대문은 열려 있었습니다 "그래 잘 됐다 이 녀석" 혼내 줄 생각을 하며 파란 대문이 있는 집으로 갔더니 마침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습니다 아담하게 작은 마당에는 화분이 몇 개 놓여 있었고 수도가 있었습니다 순간 나는 생각했습니다 "그래 바로 이거야" 이제 개는 내 안중에는 없었습니다 짖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습니다 나는 대야에 물을 받아서 가지고 골목길에 나가 쏟아부었습니다 자물통 좁은 공간을 뚫고 들어가는 열쇠를 생각한 것입니다 물이 골목길 따라 흘러가는 모습 속에서 아주 묘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열쇠는 자물통 그 비좁은 골목길을 오고 가며 잠갔다 열었다 하듯 무엇인가를 자물통 같은 비좁은 골목길에 열쇠라고 생각하고 밀어 넣어 시원하게 열고자 했던 것입니다 평소에 내가 골목길을 다닐 때마다 느꼈던 것은 미로 같은 좁은 통로를 따라 들어오고 나갈 때마다 이건 나만의 상상입니다. 만 꼭 내가 자물통을 들어오고 나가는 열쇠와 같은 구실을 하고 있다 싶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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