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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무주구천동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0942 등록일: 2011-01-16
무주구천동
詩/海 月 정선규


무주구천동 산자락이 검은 그림자
바람불어 날리면 한치나 자라 질질
끌리는 도포 한 벌 저승사자가 등산로 따라
까치발 들고 하늘로 승천한다

오고 가는 사람들 등 뒤로 업혀진
햇살 한 톨이 뒤로 넘겨진 채 머리 다듬는
미용사로 나지막한 따사로운 빛살 쓸어
손님 배웅 서둘러 가고 있다

밝게 타오르던 낮의 태양이
황혼녘 노인의 눈으로 침침해지고
뉘엿뉘엿 서산중턱 걸려 넘어진 해가 붉게
물 펴들어 가는 하늘 행보가 고즈넉하다

하루의 삶이 내일로 변신해 가는데
뒤꽁무니엔 덕유산의 미래가
스잔히 행복물음표 찍어 굵은 느낌표
꼬리 달아 긴 여운으로 남겨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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