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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
어머니 손맛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1263
등록일:
2011-01-08
어머니 손맛
海 月/정선규
아침 하늘 아래 참새가 싱싱한
첫 노래를 부르면 열리던
된장독 뚜껑
매주가 된장이 되는
푹푹 쪄지는 부패한 내음이
물씬 올라오던 콩 향기
된장 속 냉이꽃 한 송이 살포시
내려놓고 장작불 당겨 피우면
구수하게 구워지던 우려냄이
입안에 가득했다
밥상 일등 먹을거리로 꾸불꾸불
캥 켜지며 꼬아지던 하얀 모락김사이 숟가락이
어머니 손맛에 덮여 데워져 먹곤 했다
밭에서 풀 뽑으신 거친 손
집에서 새콤달콤 씁쓰름하고 구수한
며느리도 모르는 닫으면 열 수 없었던 맛이
장독대 먼 옛날 어머니 손길을 숨긴 채
형수와 숨바꼭질하고 있었다
어머니 손맛 <BR>海 月/정선규 <BR><BR>아침 하늘 아래 참새가 싱싱한 <BR>첫 노래를 부르면 열리던 <BR>된장독 뚜껑 <BR><BR>매주가 된장이 되는 <BR>푹푹 쪄지는 부패한 내음이 <BR>물씬 올라오던 콩 향기 <BR><BR>된장 속 냉이꽃 한 송이 살포시 <BR>내려놓고 장작불 당겨 피우면 <BR>구수하게 구워지던 우려냄이 <BR>입안에 가득했다 <BR><BR>밥상 일등 먹을거리로 꾸불꾸불 <BR>캥 켜지며 꼬아지던 하얀 모락김사이 숟가락이 <BR>어머니 손맛에 덮여 데워져 먹곤 했다 <BR><BR>밭에서 풀 뽑으신 거친 손 <BR>집에서 새콤달콤 씁쓰름하고 구수한 <BR>며느리도 모르는 닫으면 열 수 없었던 맛이 <BR>장독대 먼 옛날 어머니 손길을 숨긴 채 <BR>형수와 숨바꼭질하고 있었다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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