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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사랑의 맥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0442 등록일: 2010-12-31
사랑의 맥 海月 정선규

보고만 있어도 좋아 끌리는 당신
달콤한 사랑의 표현 입안에 살짝 밀어 넣어주고 싶어
주체 못해 감질나는 마음은 시물시물 설레어 떠오르고
쪼갠 은빛 햇살 조미료 뿌리듯 하는 포근한 일상에
투정하는 당신의 사랑 입버릇처럼 되새김질하는 입술에 반해
어쩔 수 없는 달콤한 열애를 옹알옹알 사위어 토악질한다

밀감의 노란 부피만큼 탱글탱글 여물어
꼭지에서 톡 하고 꿈꾸는 이탈의 풀꽃 향기
은밀히 온몸을 물색해 노르스름하게 비추어내는 모과처럼
이글 어질 무렵 달 반 된 뜨거운 옹 앓이 토라져 가듯 떠오른 열병
난쟁이가 쏘아 올린 공이 되어 육체밖으로 튀어 올라
통통거리는 박음질에 여념이 없다

이윽고 그의 입맞춤은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연어를 쫓아 가슴을 건널 때 모른 척 파닥파닥 앙탈 부려
새치름한 당신의 가슴 조여 깊이 파고들어 왔던 날숨은
소슬바람 부는 날에 내뱉어 소나무 사잇길 지나있는
보리밭 지나는 동안 술렁술렁 단순한 체 한들한들
결 머리 고결하게 좌우로 흔들어 격정 한다

청량한 사이다 껍데기 톡톡 벗어 튀기는 소리 같은
당신 심장은 더는 견딜 수 없어 육체 밖으로 뛰쳐나오려
질펀한 펌프질에 죽을 것만 같아 숨 넘어 새어나와
허물어지는 담처럼 살가죽 무너뜨리려 짓눌러 박차더니
막다른 골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돌멩이에 자맥질 당해
엉겨붙은 채 끝내 아름답고도 절제된 탄성의 자족으로 떨어져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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