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거리를 걷는데 칼바람이 얼굴을 할퀴며 지나가더군요 동지가 어제였는데 포근했던 날씨가 돌연 오늘을 칼바람을 일으켜 온몸이 시리게 할퀴어가는 날이었습니다 생각나는 것이라고는 따뜻한 아랫목뿐 얼른 집에 가야지 하는 마음만 파릇파릇 새봄처럼 돋아나 종종걸음으로 내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앞에서 바람이 억세게 스쳐 가면서 살을 에게 하는데 굳이 비유한다면 느낌이 꼭 얼굴에 가면을 썼다고나 할까 무엇인가 얼굴에 묻었는데 보이지도 않고 만져지지도 않은 채 아무리 잡아 뜯어내고 벗으려고 안간힘을 써도 지워지지 않아 꼭 달라붙은 느낌 어른들 말씀하시듯 볼일 보고 뒤처리 안 한 것 같아 찝찝한 기분이라고 하면 될까요 나는 결국 가면을 썼다고 생각하게 되고 가시적인 인간이라는 말을 떠올리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을 맞고 말았습니다 사람이 세상을 왜 누구를 위해서 무엇을 위하여 사는 것일까? 누구한테 잘 보이려고 왜 잘 보이려고 하는가? 잘 나가다 삼천포로 빠져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몽롱한 환각을 일으켰다고 할까요 바람 하나에 이렇게 무수한 생각의 끝으로 달려 올라오는 인생이 정말 신비하다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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