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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
밥 짓는 형님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1662 등록일: 2010-12-23
밥 짓는 형님

詩/ 海 月 정선규 

새벽이 아침을 뱉을 때
형님은 가을 한 되 떠
햅쌀밥 짓는다

기다리는 시침 아래
딸각 분침이 한발 앞서는
박자 타고 흐르는 사이

빨간 밥통은
찌르륵 땀 빼는 소리를 하고
쌀 익는 냄새가 고인다

뜸 들일 때
된장 한술 떠 냄비 위로 터는데
떨어질 줄 모르는 된장을

딸가닥 숟가락으로 
한 대 쥐어박으면서
떨어뜨리는 정성

형님은
가을의 어느 아침
이렇게 밥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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