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중학교 2년 때 누나는 첫 아이를 업고 집에 왔었습니다 지금의 우리 큰 조카입니다 나는 그때 처음 갓 태어난 아이를 보았습니다 아직 한 살도 안 된 아이였는데 얼굴도 팔도 피부가 다 쭈글쭈글했습니다 이게 사람이야 하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작고 늙은이처럼 온몸에 주름이 잡혀 쭈글한 것이 영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내 눈에는 못난이 아주 못난이처럼 보였습니다 뭐 이런 아이가 내 조카야 하는 마음이 강하게 일었고 나는 누나한테 말했습니다 "이게 무슨 내 조카야 생긴 게 이상해 못난이야" 그러자 누나는 서운했는지 "너무 그러지 마라. 나중에 미스 코리아 나갈 거다" 나는 누나의 말에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이렇게 못생겼는데" 누나는 아이를 끌어안으며 "두고 봐라" 누나는 이렇게 친정을 다녀갔고 아이는 무럭무럭 컸습니다 아버지 생신 때 아이를 데리고 누나가 왔는데 나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때와는 전혀 다르게 예쁘기만 했습니다 그래서 엄마한테 물어보았습니다 "엄마 명희가 전에 하고는 딴 판이네 그 많던 주름 다 펴지지 못했던 피부가 어디로 가고 뽀송뽀송하대" 엄마는 빙그레 웃으시면서 "너도 그랬어. 애들은 크면서 사람 모양을 갖추는 거야" 그 후 몇 년이 흐르고 나는 누나 집에서 직장을 구했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누나의 서랍장에서 아주 낡은 공책 하나가 나왔습니다 표지를 보니 유아일기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무심코 나는 공책을 열었습니다 읽어 내려가니 중간쯤에 아기를 낳아 친정집에 데리고 갔는데 내 동생이 왜 이렇게 못생겼냐고 한다 나는 내 딸을 꼭 미스코리아로 잘 키울 것이다 그 순간 내 마음은 뜨끔했습니다 나는 몰랐지만, 누나는 그때 내 말에 깊은 상처를 입었던 같았습니다 나는 후회했으나 이미 늦은 뒤였고 그 후부터는 나는 아무리 작은 말이라도 솔직한 말이라도 듣는 사람의 처지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전해야겠구나 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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