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조금 전 아침에 있었던 일입니다 인력 사무실에 일 나갔다가 되돌아오는데 얼굴도 아주 못 생기고 이 그런 저 그런 온통 얼굴에 주름이 밭고랑 같은 큰 개를 어느 아주머니가 인도로 데리고 가고 있었습니다 그 개의 얼굴 그 자체를 두고 말한다면 세상 두 번째 쭈그리라면 서러울 정도로 버금갈 정도였습니다 흔히 우리가 불도그이라고 부르는 그 녀석인 것 같았습니다 아주머니와 산책을 하는 것인지 노니는 것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덩치는 남산만 해서 걸음은 어디 호랑이 걸어가는 모습을 보고 왔는지 어슬렁어슬렁 아주 거만하다 싶은 정도로 두 다리에 여유가 넉넉함으로 배어 걸었습니다 이렇게 서로 스쳐 갔는가 싶게 엇갈렸는데 왠지 뒤통수가 간지러워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되었는데 느낌이 서로 맞았는지 그 녀석도 가다 말고 뒤돌아서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처음에는 뭐 그럴 수도 있겠지 우연히 그런 거야"로 일관하며 다시 앞을 보고 걷다가 뒤를 돌아보니 아니 녀석이 또 가다 말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와 네가 나를 알아보나 보다 내가 얼마나 개를 좋아하는지 말이야." 의기양양하게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고개 돌려 걷다 뒤를 보니 이런 아직도 나를 보고 있었습니다 나는 "내 얼굴에 뭐 묻었나?" 아니면 "내가 뭐 너한테 실수한 것이 있나?" 싶은 생각으로 그 녀석 옆으로 다가서니 말입니다 이런 제 왼쪽 호주머니에 코를 들이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순간 나는 알았습니다 어제 먹다 남은 마른오징어를 깜빡하고 호주머니에 남겨둔 채 잊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녀석은 나를 좋아하거나 사모하는 마음이 있어 나를 그렇게 애틋하게 바라본 것이 아니라 오직 마른오징어 한 마리가 그리웠던 것입니다 나는 큰 실수를 할 뻔했습니다 왜냐하면 그 녀석에게 현혹되어 물어보려고 했습니다 "네가 나를 아느냐?"하고 말입니다 만약 물어보았다면 그 녀석은 분명히 이렇게 말했을 것입니다 "나는 마른오징어는 알아도 아저씨는 몰라요 착각하지 마세요. 어서 빨리 오징어나 내놓고 가세요." 생각만으로도 끔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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