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사이버문학관 / 문인서재 / 문학관.com / 문인.com

대한민국 사이버문학관
문인.com
작가별 서재
김성열 시인
김소해 시인
김순녀 소설가
김진수 큰길 작가
김철기 시인
류금선 시인
문재학 시인
민문자 시인
배성근 시인
변영희 소설가
송귀영 시인
안재동 시인
양봉선 아동문학가
오낙율 시인
윤이현 작가
이기호 시인
이영지 시인
이정승 소설가
이룻 이정님 시인
이창원(법성) 시인
정선규 시인
정태운 시인 문학관
채영선 작가
하태수 시인

대한민국 사이버문학관




▲이효석문학관

 
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네가 나를 아느냐?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0420 등록일: 2010-11-15
네가 나를 아느냐 ?

오늘 조금 전 아침에 있었던 일입니다
인력 사무실에 일 나갔다가 되돌아오는데
얼굴도 아주 못 생기고 이 그런 저 그런
온통 얼굴에 주름이 밭고랑 같은
큰 개를 어느 아주머니가 인도로 데리고
가고 있었습니다
그 개의 얼굴 그 자체를 두고 말한다면
세상 두 번째 쭈그리라면 서러울 정도로
버금갈 정도였습니다
흔히 우리가 불도그이라고 부르는
그 녀석인 것 같았습니다
아주머니와 산책을 하는 것인지
노니는 것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덩치는 남산만 해서 걸음은
어디 호랑이 걸어가는 모습을 보고 왔는지
어슬렁어슬렁 아주 거만하다 싶은 정도로
두 다리에 여유가 넉넉함으로 배어 걸었습니다
이렇게 서로 스쳐 갔는가 싶게 엇갈렸는데
왠지 뒤통수가 간지러워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되었는데 느낌이 서로 맞았는지
그 녀석도 가다 말고 뒤돌아서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처음에는 뭐 그럴 수도 있겠지
우연히 그런 거야"로 일관하며 다시 앞을 보고
걷다가 뒤를 돌아보니 아니 녀석이 또 가다 말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와 네가 나를 알아보나 보다
내가 얼마나 개를 좋아하는지 말이야."
의기양양하게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고개 돌려 걷다 뒤를 보니
이런 아직도 나를 보고 있었습니다
나는 "내 얼굴에 뭐 묻었나?"
아니면 "내가 뭐 너한테 실수한 것이 있나?"
싶은 생각으로 그 녀석 옆으로 다가서니
말입니다
이런 제 왼쪽 호주머니에 코를 들이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순간 나는 알았습니다
어제 먹다 남은 마른오징어를 깜빡하고
호주머니에 남겨둔 채 잊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녀석은 나를 좋아하거나 사모하는 마음이 있어
나를 그렇게 애틋하게 바라본 것이 아니라
오직 마른오징어 한 마리가 그리웠던 것입니다
나는 큰 실수를 할 뻔했습니다
왜냐하면 그 녀석에게 현혹되어 물어보려고 했습니다
"네가 나를 아느냐?"하고 말입니다
만약 물어보았다면 그 녀석은 분명히 이렇게 말했을 것입니다
"나는 마른오징어는 알아도 아저씨는 몰라요
착각하지 마세요. 어서 빨리 오징어나 내놓고 가세요."
생각만으로도 끔찍합니다.
댓글 : 0
이전글 삼겹살
다음글 집으로 가는 길
번호 제목 작성자 추천 조회 등록일
25 시.시조 관계 정선규 0 14292 2010-09-19
24 자유글마당 커피잔 속의 미스터리 정선규 0 14300 2010-09-18
23 시.시조 홍시 정선규 0 14461 2010-09-18
22 자유글마당 바람의 납치 정선규 0 14421 2010-09-17
21 시.시조 생각의 잉태 정선규 0 15110 2010-09-17
20 자유글마당 꼬마 햇살 정선규 0 14107 2010-09-16
19 시.시조 S코스 정선규 0 14837 2010-09-16
18 시.시조 가을빛 사연 정선규 0 14590 2010-09-16
17 자유글마당 바람이 스친 꽃 정선규 0 14355 2010-09-15
16 시.시조 눈 내리는 오후 정선규 0 14724 2010-09-15
15 자유글마당 햇살마루 정선규 0 15210 2010-09-14
14 자유글마당 도둑이야 정선규 0 16127 2010-09-14
13 시.시조 백일홍 정선규 0 17469 2010-09-14
12 시.시조 어머니 기도 정선규 0 22781 2010-09-14
11 시.시조 보고 싶다 정선규 0 38904 2010-09-14
111 | 112 | 113 | 114
이 사이트는 대한민국 사이버문학관(문인 개인서재)입니다
사이트소개 개인정보취급방침 이용약관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알립니다 독자투고 기사제보

 

Contact Us ☎(H.P)010-5151-1482 | dsb@hanmail.net 서울시 구로구 고척동 73-3, 일이삼타운 2동 2층 252호 (구로소방서 건너편)
⊙우편안내 (주의) ▶책자는 이곳에서 접수가 안됩니다. 발송전 반드시 전화나 메일로 먼저 연락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