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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햇살마루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5429 등록일: 2010-09-14
햇살마루

요즘의 자랑거리가 있다면 바로 봄의 햇살이지 싶습니다
오늘은 저 언덕에 홀로 앉아 보았습니다
무심코 그냥 그러고 싶어서 말이지요
그런데 평소에 전혀 모르고 지냈던 한 가지의 놀라운 사실이 있습니다
그게 무엇일까요 ?
가장 가까이에서 많이 보고 대하면서도 느끼지 못했던 그것!
아침이면 우리를 따사롭게 찾아드는 무엇일까요.
눈치채셨나요 ?
아니라고요
그렇습니다
해, 해, 해, 아이 !!!
말이 와 !! 이리도 안 나오노 ~~~
햇살입니다
그저 그냥 그렇게 이유 없이 햇살은 늘 제 엉덩이에 깔린 마루가 되어
저와 함께하는 친구였다는 놀라운 이 사실을 가슴에 부여잡고 한없이 그곳에서
뒹굴어 보았습니다
그런데 실제 제 가슴에 안겨 있는 햇살의 존재는 빈 모습이더군요
그래서 더 행복했지요
왜냐면 이유 없는 나에게 자신의 존재로 그 이유를 만들어 주려고 애를 쓰는
햇살의 배려에 감동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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