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규 시인 |
|
|
|
밤에서 새벽까지 |
|
작성자: 정선규 |
추천: 0건
조회: 3531 등록일: 2021-11-23 |
|
|
밤에서 새벽까지
낮에 못 볼 것을 봤는지 밤새도록 몸을 뒤척였다 볼일 보고 밑 안 닦은 것 같기도 하고 어디선가 똥을 묻혀왔을지도 싶었다 떨어뜨리려는 자와 떨어지지 않으려는 자의 몸싸움은 누구의 집념이 센가의 문제로 번졌다 그러다가 베란다 너머로 새벽은 둥지를 틀었다 새벽하늘은 파랗게 두둥실 피어오르고 어둠은 하늘 위의 어딘가에 칠흑 같은 꽃으로 사라졌다 가만히 숨을 죽인 채 새벽을 지켜보고 있었다 누가 볼세라 새벽은 도적같이 달려들었다 밤을 지나서 새벽으로 가는 길은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기도하듯 하늘에서 이루어진 새벽은 땅에서도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