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감촉
구김살 하나 없이 고왔던 아주머니 얼굴에는
어느덧 가늘고 굵은 주름살이 곰살맞게 내렸다
감추어 두었던 그 무엇을 서랍에서 꺼내어
지금 내보이듯 주름살은 그 민낯을 떠올렸다
하얀 종이 위에 시를 그리다가 어긋나서
꼬깃꼬깃 구겨서 버리는 종이 같았다
아주머니는 늘 사람답게 살기를 원했다
사람답게 살기 위한 긴 몸부림의 세월동안
그 삶의 무게는 얼마나 견디기 힘들고 외로웠을지.
한 여자가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라면 어려운 고비를
다 겪어 보았겠지.
사람답게 노래하다가 삐긋해서 구겨 버리고
또 구기면서 때로는 돌이키고 또 때로는 되돌렸을
것이기에.
인생의 골곡점에서 인생은 반달이 되었다가
보름달이 되었다가 세월은 그렇게 문을 열고
닫으며 익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