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의 말 걸기
교회 화장실 앞에 있는
긴 의자에 어르신이 앉아 있다.
“그게 뭐예요”
매우 뻔한 질문이었다.
“전도지인데요”
그게 전도지라는 것을 모를리
없었지만 본심은 아니었다.
어르신은 전도지를 재빨리 오려내놓고
손녀를 붙여넣기 했다.
오늘 손녀가 서울에서 결혼 하는데
당신 몸이 종합병원이라서 못갔단다.
어느새 눈가에는 영롱한 물방울이 맺혔다.
그것은 희망이 없어져서 체념하고 포기한 것이다.
어르신은 먼 산을 바라보면서도 꽃길만을 걸어가는
손녀의 뒷모습을 잃지 않았다.
그깟 손녀가 뭐기에.
이럴 때 보면 끝까지 뭐라고 단정할 수 없는 게
인생의 저편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