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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관
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겨울 남자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3887 등록일: 2021-10-27
겨울 남자
그해 겨울 분위기는 얼었다.
불도 켜지지 않은 추운 방안에서
그는 죽어가고 있었다 .
온몸은 싸늘하게 멍이 들었고
맹추위는 뼈마디를 찔러 쪼개는
아픔으로 존재했다.
보일러를 돌렸다.
방바닥에서 뜨거운 물길은
봇물처럼 터졌다.
긴장했던 근육은 풀어져 느즈러졌다.
생명의 농성장이었던
그의 몸에서 진압이 시작되었다.
추위를 막기 위해서 쌓아 놓은
흙은 처참하게 무너졌고
생명은 시온의 대로처럼 활짝 열렸다.
생체리듬으로 돌아온 심장은 힘차게 도약했다.
그의 몸은 맹령한 불같이 타올랐다.
생명의 불꽃은 꺼졌던 세포에 불을 밝혔다.
그는 야광 인간이었다.
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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