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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가위눌림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4758 등록일: 2021-08-13

가위눌림


꿈을 꾸었다 
귀신을 섬겨 굿을 하고 
길흉화복을 점치는 무당을 만났다 
귀신은 우는 사자와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았다 
귀신과 눈이 마주쳤다 
몸은 신경마비로 감전을 일으켰다  
눈꺼풀은 짓눌렸다
귀신이 배 위에 올라타서    
힘껏 목을 조르고 있었다 
숨도 못 쉬고 고스란히  
누르기 한 판이 선언될 위기였다 
잠시 후 몸은 눌려서 죽고 영혼은  
허공 속으로 뛰쳐나가리라 
의식을 붙들었다  
웬일인지 죄에 밝아진 눈처럼 
온몸의 세포는 불을 밝혔다    
나는 거하게 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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