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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도둑이야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6458 등록일: 2010-09-14
도둑이야

오늘 비가 내려서 우산을 쓰고 걸었습니다
그런데 우산을 날치기당했습니다
어디에선가 갑자기 날아온 날치기 범이었습니다
바람이었지요
뒤에서 벌처럼 날아서 나비처럼 스져가는가 싶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우산을 날치기해서 가지고 가더군요
그래서 잠시 당황한 나는 소리를 질렀습니다
" 도둑이야 도둑이야 "
그랬더니 바람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가지고 가던 우산을 냉큼 저 멀리 내동댕이치고 달아나고 나더군요
얼마나 놀랐는지 하여간 십년감수하고 돌아왔습니다
이젠 다음부터 비 오는 날이면 꼭 끈으로 우산을 몸에 매달아 쓰고 다녀야겠다는 것을
비로소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조심하세요
안 그러면 요즘 황 사비 맞으면 머리가 다 벗겨져서 안 됩니다
아셨지요 ?
꼭 우산은 끈으로 몸에 달아서 쓰고 다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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