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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밥상머리 삶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4659 등록일: 2021-04-19
밥상머리 삶


냄비 속의 시래기 된장은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그를 치유하기 위해서 

강한 뜨거운 불을 질렀다. 



맹맹한 시래기 된장은 펄펄 끓기 시작했다. 

때깔은 담백했고 냄새는 구수하게 여물었다.



갔다, 맛이 갔다. 

시간 속에서 깔끔하고 개운하게 새단장했다. 



비로소 

그의 몸과 마음은 풀렸고 생각은 달라졌다. 



인생의 결정판은 간결하게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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