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나 잘해.
언제부터인지
꽃동산에 꽃동산은 상주해왔고
언제나 가을이면
시월의 찬바람은 때를 찾아주었다.
해 아래 새 것은 없었다.
한 세대는 가고 한 세대는 오고
우리가 태어나기 전 새대부터
지금까지 세월은 덧없이 흘러왔다.
왠지 세상은 버려진 듯 낯설다.
좀 이상하긴 하지만 그들의 동작이나 작용은
주어 자신에게만 영향을 미치고 다른 사물에는
미치지 않는 아주 잔잔하고 바른 정서를 제시해주었다.
이때 누군가 귀뜸해온다.
“너나 잘해.”
나만 잘하면 된다는 식으로 살지는 않았다.
그런데 모순되고 한치의 어긋남도 없이 이들은
너가 잘함으로 모두가 조화를 이루었다.
나는 침묵을 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