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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
아버지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0152
등록일:
2010-11-08
아버지 海 月 정 선 규
눈 내리는 장날이면
지그시 두 눈 감고 걸어가듯
눈길을 거닐어 가셨던 아버지
그 뒤로 침묵처럼 찍혀 머물러
아득히 살포해 나오는 발자국은
애틋함으로 즐비하게 묻어났다
그렇게 늘어만 가는
많은 발자국의 횟수가
서서히 제짝 맞춰가는 것을
보노라니 무엇 때문인지
알지 못하는 누군가의 빚 독촉으로
굳어만 가는 어감으로 풀렸다
보고 또 보고 있어도
쉼 없이 늘어나는 흔적은
변함없이 갚겠다는 은빛 낱말이었다
아버지 海 月 정 선 규<BR><BR>눈 내리는 장날이면<BR>지그시 두 눈 감고 걸어가듯<BR>눈길을 거닐어 가셨던 아버지<BR>그 뒤로 침묵처럼 찍혀 머물러<BR>아득히 살포해 나오는 발자국은<BR>애틋함으로 즐비하게 묻어났다<BR><BR>그렇게 늘어만 가는 <BR>많은 발자국의 횟수가<BR>서서히 제짝 맞춰가는 것을<BR>보노라니 무엇 때문인지<BR>알지 못하는 누군가의 빚 독촉으로<BR>굳어만 가는 어감으로 풀렸다<BR>보고 또 보고 있어도<BR>쉼 없이 늘어나는 흔적은<BR>변함없이 갚겠다는 은빛 낱말이었다<BR><!-- --><!-- end clix_conten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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