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
어린 시절
어머니가 고등어를 구우실 때면
나는 그 옆에서 먹고 싶어서 안달을 냈다.
그럴 때 고등어는 노릇, 노릇 어디론가 걷고 있었다.
그리고 노릇한 살결 속에 숨겨 놓았던 새파란 냄새를 내놓고 있었다.
고등어가 고등어를 먹는 것인지 아니면 새파란 냄새에 쫓겨
내게 고등어가 먹히는 것인지 가슴은 설레었다.
고등어는 익을수록 새파란 냄새로 짙어만 갔고 산란했다.
왜냐하면, 익을수록 더 파랗게 선명해지는 고등어 등을 바라보면서
나는 확신을 배웠다.
자신에게 주어지는 것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