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질 녘
시나브로
하늘은 석양을 모금아 간다.
해
질 녘 떨어지는 태양은 하늘 정원 하얀 잔 꽃들의
잎
새 사이를 뾰롯이 벗어나 꽃줄기 위쪽에 수상
꽃차례가 피는 신음하는 이 저녁은
질경이가
피어나는 꽃 턱잎이 좁은 달걀꼴로 꽃받침보다
짧은
꽃대
없는 난쟁이 품새로 피어났다.
꽃받침은
네 개의 갈라진 연꽃처럼 갈라진 조각
거꿀달걀꼴을
닮은 타원형 조리개가 되어 사진기 구멍을 넓혔다가 좁혔다가
렌즈로
들어오는 햇살의 양을 어둡게 차단했다.
하얀
함빡 핀 목화송이 같은 둥글게 떠오르는 공원 가로등은 영주 시내를 빛 좋게 내려다보고 있다.
언제부터
가로등이 토성이었을지 둥글고 하얀 테를 두르는 데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불렀다.
매우
밝지도 않으며 어둡지도 않고 어스름한 가로등 아래 분위기는 아늑한 것이 어머니 자궁 속 양수에 젖어 있듯 마음이 평안하게
도래한다.
아주
그윽한 빛으로 어둠과 선을 그은 빛의 테두리 여기는 지구를
덮은 푸른빛이 감도는 대기권 하늘의 궁창, 영주를
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