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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5202 등록일: 2010-11-03


1998년 어느 가을 꼭 이맘때였지 싶다
당시 나는 우연히 술을 마시러 대전 서구 도마동에 있던
난희 호프에 갔다, 누나를 만났고 알게 되어
내 집처럼 그 가게를 들락거렸다
때로는 서빙과 설거지를 해주면서 도와주었고
혹은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거나 여자 혼자 장사한다고
껄떡대는 술 손님들로부터 누나를 보호해주었으며
잔뜩 술만 마시고는 나갈 때 술값 안 내거나
없다며 배 째라는 손님들과 실랑이 벌이기도 했다
그래서 어는 날은 술값 못 내겠다는 손님 뒤를 따라
새벽에 집에까지 쳐들어가 받아야 했다
하지만 참 가슴이 아팠던 것은 미우나 고우나 내 남편이라고
새벽 4시까지 잠 안 자고 등에서 우는 아이를 업고
남편을 기다리다 술에 취한 남편에 뒤따라와 자초지종을
말하며 술값 이야기하는 내 모습에 놀라서 어쩔 줄 몰랐다
무엇보다 얼핏 보기에도 넉넉하거나 행복한 가정이라는
이미지를 접고 왠지 썰렁하고 싸늘했던 방 안 공기에
나는 마음이 무거워 그의 아내에게 몇 번이고 죄송하다고
인사를 했었다
그런데 내가 집에 있던 어느 날 누나한테 전화가 왔었다.
몸이 많이 아프니 와서 가게를 봐 달라는 것이었다
나는 알았다며 바로 가게로 갔고
누나는 꼼짝도 못하고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손님은 없었다
나는 지루했고 잠시 누워 있자 싶어 누웠는데
바로 옆 화장실에서 무슨 소리가 요란하게 났다
쥐가 다니다가 빨아놓는 밀대를 건드렸는지
뭐가 넘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심란했다
나는 일어나 나가보려고 했지만, 몸은 전혀 움직이지
않고 식물인간처럼 의식만 있었다
그렇게 얼마를 지났을까
영화의 한 장면처럼 두 사내가 가게로 들어왔다
검은 티에 검은 바지에 검은 양말에 검은 구두를 신고
들어와 방문 앞에서 나를 바라보았다
그들은 아무 말 없이 한동안 나를 바라보았고
나는 그들의 눈을 보는 순간 살기가 느껴져 두렵고
무서워 방바닥으로 눈을 떨어뜨렸다
그러자 누가 들어오라고 말하지 않았는데
방으로 들어와 내 옆에 앉았다
누나는 그들의 옆에 앉아 있었고 들어온 그들은
내가 아닌 누나와 눈싸움을 하더니 졌는지
"여기 오니까 눌리네! 눌리네."하고는 사라졌다
또 그렇게 잠시 지나는가 싶더니
방 안에 나는 누워 있고
방바닥에서는 무슨 쇠구슬이 지나다니듯
아주 요란스러운 소리가 뒤죽박죽으로 들렸다
나는 일어나 쇠구슬을 잡아야지 하면서도
전혀 몸이 움직이지 않아 생각뿐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방바닥에서 뜨거운 바람이 일어나더니
천정에서 누나가 내려와 살포시 나를 안았다
그리고 나를 세워 벽에 기대어 섰다
그러자 바람이 이상하게도 안에서 불어 창밖으로 나갔다
나뭇잎이 휘날리더니 꿈은 사라지고 나는 눈을 떠 몸을 움직였다
이튿날 누나한테 꿈 이야기하자
누나는 끔찍한 말을 했다
"저승사자가 너를 잡으러 왔다가 내가 있으니까 못 잡아간 거야
저승사자가 한 번 데리러 왔다가 실패하면 4년 있다 다시 와"
나는 겁에 질렸고 보는 사람마다 붙들고 내 꿈과 누나의 이야기를 했더니
하나같이 다 똑같은 말을 들려주면서
누나가 저승사자를 물리치고 나를 살렸다고 했다
저승사자들이 누나의 기에 눌려서 그냥 간 것이라고
그러면서 절대 내가 교회를 다니면 안 된다는 것이다
단명한다고 말하면서
당시 나는 교회를 다니다 몇 년 쉬고 있었는데
전도사님한테 전화해서 이야기하자
하나님께서 나를 교회로 부르시는 것이라 말했고
집주인 아주머니한테 꿈 이야기와 모든 사람의
이야기를 종합해서 들려주자
다짜고짜 교회 나가라면서 당시 문화동에 자리 잡고 있던
남대전 침례교회 권사님 한 분을 소개해주었고 그 권사님의 적극적인 권유와 
인도에 내 손목을 꽉 잡혀 교회에 끌려  나는 교회를 다시 교회를 다닐 수 있었다
물론 그 후 나는 단 명하지 않았으며 지금도 교회만 잘 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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