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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
우리 어머니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4306 등록일: 2017-02-07

우리 어머니

 

어머니는 팔자에도 없는 아들 잘못 만나서 올겨울 몸 고생에 마음고생을 사서 하셨다. 경제적인 어려운 내 형편을 아시는지라 당신께서 용돈이라도 보태주고 싶은 마음에서 나를 보살피겠다고 나섰다가 때아닌 소나기 같은 정신적인 몸살을 호되게 앓으셨다.

그 젊은 여자한테 수모를 당하는 고초를 당하셔야만 했다. 원래 내가 나서야 할 일이었으나 마땅히 알아볼 자리가 없어 어머니께서 알아보고 해주시겠다고 하셨다. 내 연탄을 대신 아래층 여자한테 십육만 원에 넘겼는데 이럴 줄을 누가 꿈에나 알았을까.

그 여자는 연탄만 받아놓고 차일피일 돈 주기를 미루었고 이를 부추기듯 눈은 내려 창고가 아닌 그 어떤 곳에 떼어 놓은 연탄을 그만 눈을 적시고 말았다.

그 여자는 기다렸다는 듯이 이를 명분 삼아 연탄이 눈에 젖어 물 먹었으니 지붕을 만들어주지 않으면 돈을 주지 못하겠다고 버티기에 들어갔고 칠십이 가까운 어머니는 혼자서 급하게 다시는 눈이 내려도 연탄이 젖지 않도록 응급처치를 하셨다.

새파랗게 젊은 여자가 제 몸종 부리듯이 떵떵거리며 어머니를 부렸다는 말을 듣고 가슴이 아파 내가 죄인이구나 싶었다. 요즘 들어 이상하게 어머니는 집에서나 교회에서나 나만 보면 어딘지 모르게 죄인 아닌 죄인처럼 내 눈치만 보셨는데 알고 보니 그놈의 연탄이 뭐라고 돈이 뭐기에 어렵게 만난 어머니와 나 사이에 끼어 이간질 한다는 말인가 가슴이 저렸다.

아들 용돈이라도 만들어 쓸 수 있게 도와준다는 것이 그만 졸지에 궁지에 몰린 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그뿐 아니라 연탄값을 받기 위해서 어떻게 하든 그 비용을 마련해야만 했다.

어머니는 이 문제를 놓고 집에서 수시로 기도하셨고 어떻게 그 돈을 마련하셨는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어머니는 목수에게 전화해서 날을 잡았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이면 그 날 아침 일찍부터 함 박만 한 눈이 내렸고 그런 와중에서도 어머니는 태연하게 장갑을 끼고 나한테는 아무 말씀도 없이 나가셨다.

도대체 어머니에게 자식은 뭐기에 항상 나만 보면 너희들만 보면 마음이 아프다. 돈 많은 사람처럼 용돈 주고 또 책 낼 돈도 주었으면 좋으련만.”

그 어머니의 옆모습을 보면서 자식이 뭘까 부모가 뭘까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렇게 자식의 십자가를 대신 지고 어머니는 골고다 언덕을 마다하시지 않고 기꺼이 올라가셨다.

자식을 위한 일이라면 그 고난이라 할지라도 기꺼이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받아들이고 계셨다.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축복하라 축복하고 저주하지 말라.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 서로 마음을 같이하며 높은 데 마음을 두지 말고 도리어 낮은 데 처하며 스스로 지혜 있는 체하지 말라. 아무에게도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모든 사람 앞에서 선한 일을 도모하라. 할 수 있거든 너희로서는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목하라. 내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친히 원수를 갚지 말고 하나님의 진노 하심에 맡기라. 기록되었으되 원수 갚는 것이 내게 있으니 내가 갚으리라고 주께서 말씀 하시니라. 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이고 목마르거든 마시게 하라. 그리함으로 네가 숯불을 그 머리에 쌓아 놓으리라.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 (로마서 1214~21)

이것이 자식을 향한 어머니의 심정이었으리라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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