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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둘이 합쳐 일곱 자리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1447 등록일: 2010-11-01
둘이 합쳐 일곱 자리

어느 형제가 이사하고는 동사무소에
전입신고 하러 갔습니다
전입신고서를 작성하다 보니 집 전화번호를
쓰는 란이 있어 전화번호를 쓰려고 보니
아무리 생각해도 집 전화번호가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형은 옆에 있는 아우에게 물어보았습니다
"형식아! 우리 집 전화번호가 몇 번이더라"
아우는 이리저리 눈동자를 굴리더니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나도 몰라"
하는 수 없이 형은 머리를 짜고 짜서
생각에 몰두했습니다
그래서 겨우 생각난 것은 273의 국번뿐 더는
생각나는 것이 없었습니다
형은 중얼거렸습니다
"273. 273."
이때 옆에서 이 말을 들은 아우가 생각난 듯
얼른 말했습니다
"맞아 1234 1234야!"
그제야 형도 생각났다는 듯이
"그래 맞아" 하고 덩달아 장단을 맞추었습니다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동사무소 직원이 스쳐 가는 말처럼 중얼거렸습니다
"둘이 합쳐서 273 - 1234 일곱 자리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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